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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물음표 위에 서다 - 빛나는 삼십 대를 위한 현실적인 멘토링
권은아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총평 : 이제 사회에서 중년의 자리에 접어드는, 삼십대 중후반 세대가 풀어놓는 "내 나름의 살아가는 법"
장점 : 지금까지의 자기개발서와는 달리 "이대로 괜찮아, 쭉 걸어가"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저자의 자세
단점 :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야기가 약간 나와 독자들의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수 있음.
녹색톤의 외길사진이 말해주는 서른넷이라는 나이
서른넷이라고 하면 사실 청춘의 진정한 졸업이다. 가정에서는 거의 대부분 애가 하나둘정도 딸리기 시작하는 시점이고, 회사에서는 "장"으로 끝나는 직급의 시작점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나이이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실험과 도전속에서 살아왔다면, 서른넷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진과 같은 외길인생이 시작된다. 태양이 작렬하는 쭉 뻗은 비포장 도로위에, 쉴곳이라곤 나무 한그루가 전부인 인생. 의무의 무게가 더더욱 무거위지기 시작하는 포인트.
어찌보면 그런 중요한 시점을 지나는데 의식도 축사도 없이, 서른넷이라는 나이는 그렇게 지나간다.
책 전체에 흐르는 "괜찮아, 너를 믿어"라는 메시지
누가와서 살갑게 챙겨주는것은 아니지만, 서른넷을 지나면서 잠깐 고민을 하게된다. 여기부터는 진짜 빼도박도 못하는 일직선이다. 그런데 이 길이 맞을까. 본격적으로 걸어가기 이전에 좀더 살펴봐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길에는 좀더 멋지고 풍요로운 인생이 기다리고 있던것은 아닐까.
그러나 저자는 다른데 쳐다보지 말고 지금 가던 그길을 믿으라고 한다. 네 선택이 틀릴리 없으니 믿어보라고 한다. 조급해 하지말고 그 길을 걸으며 네가 할수 있는 도전을 찾아보라고 한다. 다른 자기개발서와 달리, "이렇게 해"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이런 쪽으로 해보면 어때"라고 제안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꾸준하게, "너를 믿어. 나를 봐. 내가 바로 스스로를 믿고 살아온 미래의 너야."라고 들려줄 뿐이다.
삼십대 중후반의 특수성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
지금의 우리나라 삼십대 중후반 세대는 대단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군사독재의 끝자락부터 민주주의의 성숙까지를 경험했고, 경제적으로는 고속성장과 외환위기, 버블경제와 끝없는 불황을 전부 경험했다. 한창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에 이른바 "서태지 쇼크"를 온몸으로 받아본 이들이기도 하다. 부모세대가 하나가 되어 집안의 금붙이를 모아 IMF를 극복하는것을 어느정도 철이 든 상태에서 바라본 세대이며 한창 혈기 왕성할때 이 세대들이 하나가 되어 2002년 월드컵이라는 집단 열광을 창출했다.
이 세대는, IMF라는 충격덕택에 바로 위에 이끌어주는 선배세대를 갖지 못했지만, 그대신 다른세대에게는 없는 급변하는 사회경험을 가진 세대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세대는 딱히 멘토나 조언이 필요가 없다. 이 세대 윗까지는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포기한 세대라면 이 세대부터는 생계 이상의 그 무엇을 위해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포기하는 세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세대의 부재는 끝없는 불안을 낳는다. 나 괜찮은걸까. 이대로 괜찮은걸까. 정말 나를 믿어도 될까.
삶이 어렵고 힘든와중에 좋은 이야기를 해줄수 있는사람은 많다. 하지만 확실한것은, 무슨 이야기를 듣던간에 결정은 내가 해야하는 것이고 그 결정의 방향은 내가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씹어 삼키기 힘든 결정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믿어야만이 어려운 걸음이나마 뗄수 있게 해준다. 삶의 무게에 좌절해 쓰러지지 않게 해준다.
시대의 특수성이 베풀어준,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을 지닌 30대 중후반 세대의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면, 한번쯤 이책을 집어들어 보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