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역사를 매우 좋아하셨는데 그중에서도 '오심誤審'이란 주제를 가장 흥미로워 하셨다.
이 영역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번번이 같은 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청해 들었다.
우리는 '역사의 도덕'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쉽지 않은 테마였다.
왜냐하면 오심이란 그 자체로 올바르지 못한 것임에도 유명한 오심들은 옳지 못한 결과를 초월해서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때가 많았고, 심지어 어떤 때는 정의롭지 못한 것을 정의로운 결과로 뒤집어버리기도 했기 때문이다.-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