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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사장 수업 - 교과서도, 정답도 없는 사장의 길을 가는 당신에게
김영휴 지음 / 다른상상 / 2019년 8월
평점 :
이 책은 직접 읽어보지 않으면 소개나 목차만으로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다. 책 속에 창업을 하고자 하는, 혹은 창업을 이미 하고 있는 사장들이 던졌던 수많은 질문들이 있고, 저자는 20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그에 대한 최선의 답을 나누기 때문에 강연에서 수업을 듣고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창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기보다는 여자 사장으로서 잘 경영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야이기 한다.
PART1에서는 창업에 있어 걸림돌과 극복 방법, 직원 다루는 법, '여성'으로서 부딪힌 한계, 주변 사람들의 반대 등에 대해 대략적으로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의식주 중 '헤어웨어'라는 특이한 아이템을 선택했고, 내가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작했다고 하니, '내가 하려는 것이 인간의 의식주에 필요한가?'에 확신이 든다면 그 길을 개척해가라고 조언한다.
31 학교에선 분명 인간은 모두 존엄하고 평등하다고 배웠는데, 산업 생태계에선 '남성도 하기 힘든 사업을 여자가 어떻게 해?'라며 여성을 바라보고 평가한다는 걸 느끼면서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죠.
32 여성, 아줌마를 무시하는 시선과 기준을 바꾸어 오히려 여성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고 더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그렸어요.
PART2는 창업을 꿈꾸는 예비 사장들을 위한 장이다. 아이디어와 아이템부터, 내가 그것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소심한 성격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계속 부딪쳐보라고 조언하며, 인간관계와 인맥에 대한 걱정, 멘탈과 체력에 대한 불안 등 시작하면 도사리고 있을 위험들에 대한 답변을 준다. 또한 '여자를 위한' 사장 수업이기 때문에 엄마, 아내라는 역할로 발목 잡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명쾌한 답을 찾으라고 한다. 육아, 남편, 시댁 때문에, 혹은 학력이나 무관한 전공 때문에, 여자에 관한 편견에 대해 골머리를 앓는 사장들이라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창업할 때 꼭 필요한 것은 사무실도, 돈도 아닌 '확고한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또한 자신을 믿고 직원을 믿어야 뇌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행복 물질이 많이 분비되어 성취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사람이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하니, 인적자원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저자는 창업할 때 최상의 시나리오와 함께 차선책, 차차선책,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안을 준비했다고 하니 이 부분도 참고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PART3는 '여성'에 대한 편견, 가정과 갈등, 수익, 인적자원과 인간관계 등 여성 CEO에게 현실에서 맞닥뜨린 문제들에 대해 알려준다.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아 현재 여성 CEO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저자는 경영이든 가정이나 직원에 있어서든 갈등이 생긴다면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으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한다. 원인을 내게서 찾아야 답도 내게서 나오고, 노하우도 내 것이 된다고 한다.
178 자신의 뒤통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래서 몇 개의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반추한다. 여기서 거울이란 바로 타인이다. 타인을 통해 선호하는 모습과 반응하는 모습, 체념하고 회피하는 모습을 통해 나를 직면할 수 있다.
192 어떤 일을 성취해나가는 데 성별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당사자의 문제라기보다 산업 생태계가 급변하는 과정 중 성 역할과 정체성에 관한 규칙들이 합의되지 않은 데서 오는 혼돈의 상황이라고 여겨집니다. 남성이 여성보다는 먼저 산업의 생태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의 변화 속도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어요.
PART4는 범위를 넓혀 일하는 여성 모두에게 조언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궁금해할 부분이다. 상사와의 갈등, 회식 문화, 남편과 자녀 등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에필로그에서는 QNA 형식으로 질문들에 대해 짧게 답변한 것을 모아서 간단하게 보기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사장으로서 직접 겪은 경험을 토대로 비결을 알려주지만, 그냥 '겪고 나서 터득한 결론'같은 느낌의 말에 그쳐 전수해 주는 게 다소 아쉬웠다. 실제 '헤어웨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사장의 위치에서 직원들과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 실례를 통해 다소 생생히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본문이 인터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질문과 답변 형식처럼 되어 있어서 창업에 대해 정말 궁금했던 부분들을 알 수 있고, 중간중간 '김영휴의 한마디'도 덧붙여 삶의 태도도 배울 수 있다. 시중에 다양한 창업과 CEO에 관한 책들이 넘쳐나지만, 이 책은 독자를 '여성 사장'으로 한정해서 더 특별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부딪치는 문제와 걱정에 대해 자문할 수 있어서 여성 (예비) 사장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