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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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언제 살림을 디지털로 했지?였다. 여기서 아날로그는 디지털에 반하는 개념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자연에 유해한 것들에서 벗어나 친환경적인 것들로만 사용하여 이로운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표지를 보고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는데 역시 친환경 용지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저자는 정말 말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책을 읽기 전 내가 아는,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는 친환경 연필, 노트, 텀블러, 에코백, 종이 빨대, 장바구니, 일회용 젓가락 받지 않기, 음식물 남기지 않기, 화장품 용기 재활용, 전자 잉크 등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 속에는 내가 모르는 어마 무시한 환경 보호 방법들과 가이드라인이 들어있다.

저자는 버리지 말고 정리하여 중고 판매나 이웃 나눔 외에도 아름다운 가게, 옷캔, 한살림, 국립중앙도서관 책다모아, 베이비트리 등을 통해 기증하라고 한다. 책 중간중간에 15주 위클리 미션이 난이도별로 환경 도서 한 권 읽기, 샤워 시간 3분 줄이기 등 15가지가 나타나 직접 실천해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는 <1. 사람에게도, 자연에도 해롭지 않은 소재의 물건 선택하기 2. 재활용보다 재사용하기 3. 최소한 필요한 물건만 구비하기 4. 쓰레기 버리는 날짜 체크하기>를 제시한다. 그 외에도 부엌살림, 욕실 살림, 일상 살림으로 나누어 저자만의 꿀팁들을 알려주는데 여러 천연 소재들을 이렇게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놀랍고,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고 조금 힘들어 보이는 실천 방법들이었지만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하나씩 시도해보고 싶었다.

저자는 장보기 목록을 만들어 장을 보고, 용기도 가져가서 충동구매가 감소하는 등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한다. 충동적인 낭비를 했을 때 감정의 낭비도 동반된다고 하니 계획에 없던 것만 사지 않아도 큰 이득이다. 기업보다 우리 개개인의 팔로워들이 먼저 움직여야 기업도 바뀌어 큰 영향력을 전파한다고 하니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우리 모두 환경운동가가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저자 말대로 여기 있는 모든 것은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일상에서 지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환경보호의 첫걸음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을 하게 되고 점점 그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가 지구의 오염을 늦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어디선가 비닐이 처음에 등장하게 된 게 종이봉투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지 않아도 되고 반복해서 쓸 수 있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어버렸다는 아이러니인데, 에코백도 본래의 취지를 넘어 너무 많이 만들어버려서 오히려 환경에 안 좋다는 것도 그에 해당한다. 이렇게 왜곡되고 있는 자연보호도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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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 - 89년생이 말하는 세대차이 세대가치
박소영.이찬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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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밀레니얼'에 관련된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듯한 남녀의 자유분방한 듯한 모습이 보인다. 각종 통계자료와 함께 세대를 출생연도별로 구분 지으며 시작한다. 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여기서는 1981년~1996년생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Y세대)와 1997년생부터에 해당하는 Z세대를 포괄하여 '밀레니얼 세대'로 지칭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직장의 모습과 일하는 방법, 그리고 그에 맞춰 조직들이 준비해야 할 점들을 살펴본다.

밀레니얼들은 크게 공정, 효율, 존중, 가치, 성장, 안정을 원하는 직장의 키워드로 뽑는다. 학창시절 동안 시민의식을 충분히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 속에서 토론을 하며 자라왔고,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소통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공정을 외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출발선상부터 다르기 때문에 등장한 수저 계급에 씁쓸함을 느끼기도 하고, 특정 정치인들 자녀의 채용비리에 분노하며 최소한 자기가 노력한 만큼이라도 보상받고 싶어 하는, 새로운 시대의 주역들을 신문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다. 또한 효율적인 회사를 바라는 밀레니얼들은 '근태를 따지는 사람일수록 일을 제대로 못한다(p.43)'라고 생각하며, 길어서 비효율적인 통근 시간 때문에 재택근무를 선호하기도 하고, '모두가 아침형 인간일 수 없는데, 왜 출근 시간은 9시부터인지(p.45)'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빨리 퇴사를 하는 '용기'를 가진 친구들도 이미 주위에 많다. 출근시간 30분 전부터 상사보다 먼저 와있어야 하는 암묵적인 약속은 이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BTS를 탄생시킨, 본인은 구체적인 꿈이 없다고 말하는 방시혁 대표의 서울대 축사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그들의 심금을 울린다. 그는 이성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행복한 상황 중 어떨 때 행복한지 정의를 먼저 내려보고 우리를 그러한 상태에 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또한 책에 인용된 것처럼 실제로 방송에서 이효리가 어린아이에게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아무나 돼'라는 말을 듣고 나도 가슴이 뭉클한 적이 있다. 이런 점들이 밀레니얼 세대들과 대화를 하는 법이 아닐까.

배달의 민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의 인상깊은 복지제도를 보면 주 4.5일 제도부터 해서 누구나 이곳에서 일하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소한 만족'들을 많이 제공한다. 물론 마냥 퍼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의 방향성과의 일치'를 통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로에게 윈윈이므로 회사들은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배짱이는 '배달의 민족을 짱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서비스 '배달의 민족' 팬클럽이다. 2016년 첫 흑자 달성에 전국 각지 흙을 한 삽씩 퍼내 씨앗을 심고 자를 꽂아 '흙에 자'를 꽂은 첫 흑자 축하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신사옥으로 이전했을 때 '배짱이의 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축하 난을 전달하는 등 든든한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p.180)

제시간에 맞추어 출퇴근하고 싶고, 강제적인 회식이 싫고, 꼰대들을 회피하고 싶은 것은 어느 세대에서나 다 공통적으로 바라는 바일 것이다. 그럼에도 밀레니얼에 세대에서 그 특징이 돋보이는 이유는 생각에서만 그치는 다른 세대와 달리 그 점들을 실행에 바로 옮기고 언행에서 자신들의 사고방식을 표출해내기 때문인 것 같다. 기성세대들은 불합리한 것들에서도 참고 견디며 희생해왔지만 사회경제 구조가 많이 달라졌고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그들은 그들만의 가치관을 드러내 시대를 변화시키고 있다. 책을 읽으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합리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윤리의식을 키워나가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앞으로 기대된다고 느꼈다. 기성세대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어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할 때 갈등은 점차 좁혀질 것이며 어디에서든 잘 공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언젠가 밀레니얼 세대들도 기성세대가 될 날이 올 텐데 그때는 어떤 특성과 개성을 가진 신세대들이 나타날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때도 서로 다른 세대 간의 이해가 필수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과 직장 생활을 함께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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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맵 STARTUP MAP - 고객가치 중심 아이템 발굴부터 돈 버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법까지!
이경식 지음 / ceomaker(씨이오메이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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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드는 시대라지만 철저한 시장 분석과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목을 보고 스타트업에 대한 지도를 그려 그 방향성과 올바른 지침을 제공해 줄 것 같은 기대감에 첫 장을 펼쳤다. 전반적으로 각종 통계자료들과 그림을 첨부하여 이해에 도움을 주고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저자는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 ‘싱크 마스터’라는 모니터를 세계 최고 브랜드로 만들었고 그 후 상품기획자로 전향하여 ‘보르도 TV’를 세계 1위 제품으로 만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3장에 나오는데 이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시장조사, 고객 분석 등을 토대로 타깃 고객층에게 적합한 콘셉트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신이 없었던 팀원들은 제조사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할까부터 고민하기로 전략을 변경했다. 대리점에서 양해를 구하고 고객들과의 대화를 청취하고 기록, 정리한 결과 고객들이 ‘새로운 기능’이 아니라 ‘예쁜 TV’를 찾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보르도 TV를 출시,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처럼 고객의 니즈가 중요하다는 점은 인도 우물 이야기에서도 드러나는데, 오후 2시만 되면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물을 길으러 먼 길을 가는 젊은 여성들을 위해 유니세프에서는 가까운 곳에 물 펌프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자유시간’을 ‘필요’로 했기에 수고를 감내하고라도 먼 거리의 우물로 간다는 점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과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3장에서는 ‘아이템’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객들이 mp3 용량 보다, 몇 곡을 넣을 수 있는지 같은 고객이 느낄 수 있는 가치를 구체화하라고 하니, 이렇게 고객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다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창업에 관한 책이라 그런지 1장에서는 제일 먼저 트렌드에 대해 알려주며 시작할 줄 알았는데, ‘세상 흐름’이라는 제목으로 4차 혁명까지 오게 된 과정과 컴퓨터의 발전 역사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가 공대 출신이라 다른 창업 책들과는 다르게 이 부분이 특이했는데, 잘 설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흥미가 없는 분야라 다소 지루했다. 가볍게 읽고 넘겼지만 대략적인 흐름을 알아볼 수 있다. 이 장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기업이 민첩하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정확한 비전과 목표의 공유, 지속적 소통, 신속한 실행이 가능한 작은 조직 기반, 따로 또 같이 방식의 조직운영을 꼽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장은 고객에 대한 설명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고객으로 든다. 다른 트렌드를 분석한 요즘 책들처럼 세대를 베이비부머, X, Y, Z세대로 구분하고, 2020년에는 근로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Y와 Z세대의 영향력에 중점을 둔다. 그럼에도 1인 가구 연령별 전망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60대 이상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들었는데, 경제적 소비층을 밀레니얼 세대로 한정하지 않고 노령화에 따라 시니어들을 타깃으로 그들의 욕구를 파헤쳐야 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욜로족, 코스파족(가성비를 중요시한다), 싱글족 등으로 나눠 살펴보기도 한다.

4장에서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알려주고 4가지 핵심요소(고객에게 제공할 가치 제안, 목표 고객, 기업의 역량, 기업의 재정)을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통해 헬스클럽 회원관리 서비스라는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5장은 앞에서 터득한 내용을 토대로 실행에 옮기는 단계이다. 사업 계획서 작성부터, 창업 절차와 정부의 지원 사업 등 실질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별첨에서는 실제 필요한 여러 양식을 첨부하고 창업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도 알려줘서 유용하다.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가장 실용적인 부분이 아닐까. 창업을 하고 싶은데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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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조련사와의 하룻밤 - 어른들을 위한 이상하고 부조리한 동화
김도언 지음, 하재욱 그림 / 문학세계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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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동화'라 빨리 그리고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다. '어른들을 위한 이상하고 부조리한 동화'라기에 제목만 볼 때는 코끼리 조련사라는 설정도 특이하고 하룻밤이라는 게 살인이 일어날 것만 같은 잔혹 스릴러물인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조금 다른 방향이다. 그림체 또한 내용과 잘 어우러진,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성적인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느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걸까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는 게 바로 느껴질 만큼 부조리한 단편 동화가 7편 나온다. 저자는 인간을 지배하는 성에 대한 욕망과 폭력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했고, 몇몇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소재로 했는데 이는 독자가 자기 자신을 투사해 보기를 기대한 저자의 생각이라고 한다. 외설적이고 적나라한 성과 폭력의 실상을 동화로 풀어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인간의 욕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와 다르게 이러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는 해피엔딩이 아니며, 우리를 보듬어 줄 수도 없다. 오히려 현실을 직접 마주해야 한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도 하다.

대부분 무너진 성 윤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제일 먼저 나오는 <사색하는 물푸레나무> 이야기는 '수저론'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라'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 외에도 낮에는 유능한 공기업 임원으로 일하지만 밤에는 매춘을 하다 살해되는 일본인 여성 이야기, 중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제자인 남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 등이 있는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불편하면서도 전혀 낯선 느낌을 받지 않았던 것은 현실에서 실제로 이러한 이야기들의 기사를 쉽게 접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현실은 동화보다 더 잔혹할 수도 있다. 욕망이라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숨겨야만 하고 나쁘게 치부되는 것도 문제겠지만 아직은 쿨하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코끼리 조련사와의 하룻밤'은 코끼리 조련사인 외국인 노동자에게 살해당하지만, 여성은 그때야 비로소 '가장 진실에 가까워진 순간'이라고 느낀다. 이러한 부분들은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르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30 <사색하는 물푸레나무>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해야 하는 건, 타인이 침해할 수 없는 나 자신의 가장 큰 의무입니다.

64 <친구의 죽음이 알려준 것>

무언가를 잃어버린 경험은 무언가를 가졌거나 얻었던 경험보다 언제나 많은 것을 가르칩니다.

140 <구두에 대한 어떤 견해>

구두는 사람 몸의 맨 끝인 발과 그 발의 방향과 설움을 감쌌던 것이어서 장마철일수록 잘 닦아야 한다고, 아버지는 말했다.

168 <언제나 전야의 밤>

진실이 대형마트에서 똑같이 포장되어 팔리는 상품은 아니잖아요. 당신은 그런 삶을 원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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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위한 사장 수업 - 교과서도, 정답도 없는 사장의 길을 가는 당신에게
김영휴 지음 / 다른상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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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직접 읽어보지 않으면 소개나 목차만으로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다. 책 속에 창업을 하고자 하는, 혹은 창업을 이미 하고 있는 사장들이 던졌던 수많은 질문들이 있고, 저자는 20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그에 대한 최선의 답을 나누기 때문에 강연에서 수업을 듣고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창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기보다는 여자 사장으로서 잘 경영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야이기 한다.

PART1에서는 창업에 있어 걸림돌과 극복 방법, 직원 다루는 법, '여성'으로서 부딪힌 한계, 주변 사람들의 반대 등에 대해 대략적으로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의식주 중 '헤어웨어'라는 특이한 아이템을 선택했고, 내가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작했다고 하니, '내가 하려는 것이 인간의 의식주에 필요한가?'에 확신이 든다면 그 길을 개척해가라고 조언한다.

31 학교에선 분명 인간은 모두 존엄하고 평등하다고 배웠는데, 산업 생태계에선 '남성도 하기 힘든 사업을 여자가 어떻게 해?'라며 여성을 바라보고 평가한다는 걸 느끼면서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죠.

32 여성, 아줌마를 무시하는 시선과 기준을 바꾸어 오히려 여성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고 더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그렸어요.

PART2는 창업을 꿈꾸는 예비 사장들을 위한 장이다. 아이디어와 아이템부터, 내가 그것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소심한 성격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계속 부딪쳐보라고 조언하며, 인간관계와 인맥에 대한 걱정, 멘탈과 체력에 대한 불안 등 시작하면 도사리고 있을 위험들에 대한 답변을 준다. 또한 '여자를 위한' 사장 수업이기 때문에 엄마, 아내라는 역할로 발목 잡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명쾌한 답을 찾으라고 한다. 육아, 남편, 시댁 때문에, 혹은 학력이나 무관한 전공 때문에, 여자에 관한 편견에 대해 골머리를 앓는 사장들이라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창업할 때 꼭 필요한 것은 사무실도, 돈도 아닌 '확고한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또한 자신을 믿고 직원을 믿어야 뇌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행복 물질이 많이 분비되어 성취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사람이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하니, 인적자원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저자는 창업할 때 최상의 시나리오와 함께 차선책, 차차선책,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안을 준비했다고 하니 이 부분도 참고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PART3는 '여성'에 대한 편견, 가정과 갈등, 수익, 인적자원과 인간관계 등 여성 CEO에게 현실에서 맞닥뜨린 문제들에 대해 알려준다.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아 현재 여성 CEO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저자는 경영이든 가정이나 직원에 있어서든 갈등이 생긴다면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으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한다. 원인을 내게서 찾아야 답도 내게서 나오고, 노하우도 내 것이 된다고 한다.

178 자신의 뒤통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래서 몇 개의 거울을 통해 내 모습을 반추한다. 여기서 거울이란 바로 타인이다. 타인을 통해 선호하는 모습과 반응하는 모습, 체념하고 회피하는 모습을 통해 나를 직면할 수 있다.

192 어떤 일을 성취해나가는 데 성별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당사자의 문제라기보다 산업 생태계가 급변하는 과정 중 성 역할과 정체성에 관한 규칙들이 합의되지 않은 데서 오는 혼돈의 상황이라고 여겨집니다. 남성이 여성보다는 먼저 산업의 생태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의 변화 속도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어요.

PART4는 범위를 넓혀 일하는 여성 모두에게 조언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궁금해할 부분이다. 상사와의 갈등, 회식 문화, 남편과 자녀 등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에필로그에서는 QNA 형식으로 질문들에 대해 짧게 답변한 것을 모아서 간단하게 보기 좋을 것 같다.

저자가 사장으로서 직접 겪은 경험을 토대로 비결을 알려주지만, 그냥 '겪고 나서 터득한 결론'같은 느낌의 말에 그쳐 전수해 주는 게 다소 아쉬웠다. 실제 '헤어웨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 사장의 위치에서 직원들과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 실례를 통해 다소 생생히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본문이 인터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질문과 답변 형식처럼 되어 있어서 창업에 대해 정말 궁금했던 부분들을 알 수 있고, 중간중간 '김영휴의 한마디'도 덧붙여 삶의 태도도 배울 수 있다. 시중에 다양한 창업과 CEO에 관한 책들이 넘쳐나지만, 이 책은 독자를 '여성 사장'으로 한정해서 더 특별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부딪치는 문제와 걱정에 대해 자문할 수 있어서 여성 (예비) 사장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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