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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처음이라서 - 89년생이 말하는 세대차이 세대가치
박소영.이찬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11월
평점 :

2020년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밀레니얼'에 관련된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듯한 남녀의 자유분방한 듯한 모습이 보인다. 각종 통계자료와 함께 세대를 출생연도별로 구분 지으며 시작한다. 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여기서는 1981년~1996년생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Y세대)와 1997년생부터에 해당하는 Z세대를 포괄하여 '밀레니얼 세대'로 지칭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직장의 모습과 일하는 방법, 그리고 그에 맞춰 조직들이 준비해야 할 점들을 살펴본다.
밀레니얼들은 크게 공정, 효율, 존중, 가치, 성장, 안정을 원하는 직장의 키워드로 뽑는다. 학창시절 동안 시민의식을 충분히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 속에서 토론을 하며 자라왔고,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소통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공정을 외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출발선상부터 다르기 때문에 등장한 수저 계급에 씁쓸함을 느끼기도 하고, 특정 정치인들 자녀의 채용비리에 분노하며 최소한 자기가 노력한 만큼이라도 보상받고 싶어 하는, 새로운 시대의 주역들을 신문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다. 또한 효율적인 회사를 바라는 밀레니얼들은 '근태를 따지는 사람일수록 일을 제대로 못한다(p.43)'라고 생각하며, 길어서 비효율적인 통근 시간 때문에 재택근무를 선호하기도 하고, '모두가 아침형 인간일 수 없는데, 왜 출근 시간은 9시부터인지(p.45)'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빨리 퇴사를 하는 '용기'를 가진 친구들도 이미 주위에 많다. 출근시간 30분 전부터 상사보다 먼저 와있어야 하는 암묵적인 약속은 이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BTS를 탄생시킨, 본인은 구체적인 꿈이 없다고 말하는 방시혁 대표의 서울대 축사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그들의 심금을 울린다. 그는 이성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행복한 상황 중 어떨 때 행복한지 정의를 먼저 내려보고 우리를 그러한 상태에 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또한 책에 인용된 것처럼 실제로 방송에서 이효리가 어린아이에게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아무나 돼'라는 말을 듣고 나도 가슴이 뭉클한 적이 있다. 이런 점들이 밀레니얼 세대들과 대화를 하는 법이 아닐까.
배달의 민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의 인상깊은 복지제도를 보면 주 4.5일 제도부터 해서 누구나 이곳에서 일하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소한 만족'들을 많이 제공한다. 물론 마냥 퍼주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의 방향성과의 일치'를 통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로에게 윈윈이므로 회사들은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배짱이는 '배달의 민족을 짱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서비스 '배달의 민족' 팬클럽이다. 2016년 첫 흑자 달성에 전국 각지 흙을 한 삽씩 퍼내 씨앗을 심고 자를 꽂아 '흙에 자'를 꽂은 첫 흑자 축하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신사옥으로 이전했을 때 '배짱이의 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축하 난을 전달하는 등 든든한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p.180)
제시간에 맞추어 출퇴근하고 싶고, 강제적인 회식이 싫고, 꼰대들을 회피하고 싶은 것은 어느 세대에서나 다 공통적으로 바라는 바일 것이다. 그럼에도 밀레니얼에 세대에서 그 특징이 돋보이는 이유는 생각에서만 그치는 다른 세대와 달리 그 점들을 실행에 바로 옮기고 언행에서 자신들의 사고방식을 표출해내기 때문인 것 같다. 기성세대들은 불합리한 것들에서도 참고 견디며 희생해왔지만 사회경제 구조가 많이 달라졌고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그들은 그들만의 가치관을 드러내 시대를 변화시키고 있다. 책을 읽으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합리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윤리의식을 키워나가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앞으로 기대된다고 느꼈다. 기성세대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어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할 때 갈등은 점차 좁혀질 것이며 어디에서든 잘 공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언젠가 밀레니얼 세대들도 기성세대가 될 날이 올 텐데 그때는 어떤 특성과 개성을 가진 신세대들이 나타날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때도 서로 다른 세대 간의 이해가 필수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과 직장 생활을 함께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