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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청춘 3
이보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9년 12월
평점 :

청춘이라는 제목이 찬란하고 빛날 것 같은 내용만 담겨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무게감 있고 왠지 모르게 인생의 씁쓸함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다소 마음 한구석이 슬프기도 하다. 그렇지만 또 그림체는 동글동글해서 그런지 '업'이라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보는 느낌이라 너무 귀엽다. <어쨌거나 청춘> 1, 2편에 이어 3편인데 앞 시리즈를 읽지 않아도 크게 문제없이 볼 수 있었고 1, 2편도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진다. 31세 공무원인 차현정을 주변으로 크게 그의 남자친구 요리사 민규, 엄마와 아저씨의 연애, 직장 이야기로 펼쳐진다.

투정은 늘어나는데, 내려놓을 대상은 점점 줄어간다... 너무 공감되는 말이다.
어릴 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투정도 부리고 떼도 쓰고 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의 사소한 고민도 엄청나게 큰 걱정으로 받아들이는 엄마와
각자의 삶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투정도 그들에게 더한 짐이 될까 봐 내려놓기가 점점 더 쉽지만은 않다.

31세 공무원인 주인공 차현정의 엄마는 남편과 사별하고 커피 CEO인 아저씨와 연애를 하지만,
고모처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주위 사람들 때문에 고생을 하고 한 번의 이별도 경험한다.
(그림에서 잘린 왼쪽 페이지의 엄마가 너무 가엽다ㅠㅠ)
현정이가 고모에게 할 말 다 해서 속 시원했지만 '결국 남는 건 녹슨 마음뿐이다'라는 글이 마음이 아프다.

제일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이다.
울면서 들어오는 딸을 애써 모른 척하고 걱정하는 아픈 마음을
딸도 똑같이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 ㅠㅠ
나도 만약 딸이 있다면 험난한 사회에서 각종 상처들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벌써부터 짠하다.


직장에서 미친 자는 내 편으로 둘수록 좋다. 저런 사람이 내 편이면 힘든 직장 생활에서도 너무 든든할 것 같다.
나는 저런 성격이 못되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저런 모습들을 동경하면서 어떻게든 배우고 싶어 할 것 같다.
남 눈치 보지 않고 저렇게 마이웨이(?)로 사는 편이 훨씬 편하다는 것을 점점 느끼고 있다.

나는 지금 너무 가을이라니 어떤 심정일지 충분히 이해 가는 마음이다.
살면서 자주 찾아오는 쓸쓸한 가을 같은 마음을 청춘이라면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걸까.
그 외에도
상대방의 대수롭지 않은 작은 위로에 울컥하고 터져버리는 모습,
인생에서 내 맘 같은 사람 하나 있는 게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
황망히 떠나버린 행복 앞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허허벌판이 되어 버린 마음 등
공감이 가면서도 마음 한쪽은 아린 다양한 청춘들의 장면들이 우리네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젊고 어린 나이만이 청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이 웹툰,
왜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다.
언제나 호시절이고 한창인 지금,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청춘들이 한 번쯤 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