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맨

에볼루션 맨 - 시대를 초월한 원시인들의 진화 투쟁기
로이 루이스 지음, 호조 그림, 이승준 옮김 / 코쿤아우트 / 2019년 12월

책 표지에 나타난 원시인 캐릭터가 너무 귀엽지 않은가! 옷하나 걸치고 있지 않는데 시계는 어쩌다 차고 있는건지 하는 의문도 든다.

이 소설은 원시인 어니스트 가족들의 진화 과정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의 아버지 에드워드는 빨리 진화하고 싶어하는 과학자로, 가족들을 짐승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화산에서 불을 가져오고 끊임없이 인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바냐 삼촌은 진화를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라고 여기며 인간이 아닌 원숭이로 살아가고자 하기 때문에 진화해보려는 아버지의 노력에 한번씩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한다. 불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좋은 동굴을 차지하기 위해 짐승들과 서로 싸우기도 하고 약한 가족들이 죽어나가는 원시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휴대할 수 있을 만큼 작은 화산'인 불의 사용을 기점으로 튼튼한 사냥용 창을 만들고 함정을 파는 것 등 끊임없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려는 아버지에 의해 점점 인류가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강아지를 먹는 것이 아니라 키우고 훈련시켜 친구가 되는 것, 더이상 가족이 아닌 다른 부족의 원시인들과 짝을 맺는 것 등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하는 아버지는 가치관 또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131 우리가 문화적으로 발전하려면 어느 정도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필요해. 그러니까 너희들도 집 밖으로 나가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은 다음 구애하든 윽박지르든 다른 경쟁자들과 싸워 쟁취하든 해서 그 애를 데리고 오란 말이다. 이런 게 자연의 법칙이다.

현대적인 번역과 시선으로 새로운 상황에는 빠르게 적응하고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도전하는 태도로 진화해 온 호모사피엔스들의 과정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풀어냈다. 등장인물 소개는 현재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개성있는 특징인 것처럼 보이고, 성도덕 같은 사회 규범도 볼 수 있으며, 진보와 보수의 대립은 정치적 상황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1960년에 출간된 이후, 제목이 여러 번 바뀌며 6번 개정 출판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책이라고 하니 학문적이고 딱딱한 진화에서 벗어나 가볍게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