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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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가득한 울음은 임금의 것이었다. 누구도 누구를 위해 대신 울어줄 수 없었다. 세자가 임금의 곁에 있었으나, 임금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177쪽

'내가 저들의 세자이다' 말 등 위에서 세자가 속으로만 말했다. <중락> '그리고 반드시 돌아오리라. 저들과 함께...... 모든 것을 갚아주리라..... .'-208~209쪽

세자의 사망 소식이 오던 시각에 봉림은 국경의 언덕위에 있었다. <중략> 강물이 거슬러 흘러 그의 발목을 적시게 되어라도 다만 그에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그가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세자와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던 기억들....... 그때 고요히 흘러 넘치더 세자의 고독을....... 드러낼 수 없어 더욱 싶은 외로움이 자신의 몸으로 전해지던 것을 그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거슬러 흘러 그의 발목을 적신 강물이 그를 마침내 진실로 고독하게 만들 것이므로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때에는 자신의 곁에 누구도 없으리라는 사실을 봉림이 알지 못했다. 문득 가슴속으로 울컥 무언가가 차오르는데 그것이 눈물 같았다. 봉림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그언덕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 새 한마리가 맑고 따사로운 햇살을 가로질러 날아갔다. 강남에서 날아온 새가 어는새 그 먼 곳, 북쪽에까지 이르러 있었던 것이다. -333~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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