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여섯 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선재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기도 전에 제목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아니길 바라면서도 왠지 요즘 유행하는 자기만의 일을 찾는 과정이나 회사에서 일상화된 여가생활 혹은 투잡 그리고 나아가 회사는 자기 삶의 목적이 아니란 주제들이 담겨 있을지 걱정되었다. 사실상, 요새 너무 비슷한 에세이가 대세고 경제, 심리, 역사 등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새로운 읽기를 원하는 나로선 피로감이 크다.

 

걱정 아닌 걱정이길 바랐지만 역시나 비슷한 내용으로 흘러간다. 안타까웠다. 특정 회사에 모든 것을 맡기는 행위는 지금에는 위험요소가 많다. 하지만, 저자처럼 행동하는 것만이 신선하고 진정한 삶의 표준이라고 보긴 힘들다. 다양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잘 다니기 위한 행동으로까지 설명하기엔 너무 확장했다.

 

앞선 나의 기울어짐으로 혹여나 저자 의도를 잘못 파악할지 모르니 더욱 조심스럽게 글을 보았다. 다행히 저자도 자기 생각이 미래에 달라질지 모른다는 의문을 가진다.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맞다. 지극히 개인적이다. 아쉬운 건 저자의 경험 안에는 최소한의 우리가 없다. 바로 가족이다. 경제활동의 자신의 테두리를 지키고 즐기는 것이 기본인데 이런 범위가 보이지 않는다.

 

자칫 과외활동에만 치우치기엔 저자가 아니라는 회사에 몰방하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저자 주장처럼 생활하는 6시 이후의 삶을 나로 채워나가는 다양한 직장인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근무시간 이후에 유튜브 채널이나 펍을 운영하는 투잡러거나 자기 계발 혹은 취미를 확장한 활동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들이다.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다른 분야에 볼 눈을 지녔다는 것은 정말 부러운 일이다.

 

저자가 결론에 혼란스러운 책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할 만큼이나 역시 명확한 정답으로 딱 여섯 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설명하기 어려운 책이다. 지극히 개인적 상황으로 쓰여 솔직함에 공감은 가지만 그 이후는 의견충돌이 많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저자가 예시로 든 분들의 이야기에서 내가 아는 한 개발자이며 교사이며 금융회사, 협동조합에 이르기까지 그분들처럼 시간을 정하고 다른 걸 볼만한 시간이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6시가 단순 의미부여라 해도 불편한 건 사실이다.

 

다양성 측면에서 지금 우리 주변의 단면을 보기에 적당한 책이지만, 다루는 주제가 무겁고 다르게 전개하는 글의 힘에 적지 않은 오류가 있어 깊이 있는 책과의 대화를 원하는 독자에겐 상당히 불편할지 모른다.

그런데도 저자는 세련되고 소통하고 다름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에 작은 주제에 대한 밀도 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다음 책을 기대할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