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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정나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뭐야 골목식당이야. 또 동네 감성 마케팅이네!” ‘작은 가게’라는 말이 불편하게 다가왔다. 큰 가게의 배척이란 오해는 미국 소도시 저자가 경험한 제3의 장소 이야기라는 해명을 알게 되면서도 첫 단추가 어긋남에 덜컹거리는 전철만큼 거칠게 읽어나갔다.
저자의 돌아다님과 감성을 느낄 만큼 식당과 카페 설명이 인상적이다. 한편으론 타지에 대한 외로움이 느껴졌다. 에세이로 만들어졌다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겠지만, 마케팅의 고객 접점에서 말한 건 너무나 잘못된 선택으로 보인다.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의 외국 상호만 빼고 저자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으로 설정만 바꾼다면 이건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재의 이야기와 다른 게 없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신흥 맛집부터 숨은 고수가 살아있는 오래된 식당, 정감 가는 여러 상점 등 그리고 저자가 자세히 설명한 고객과의 관계와 가게의 방향성까지도 우리나라의 수만의 작은 가게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이며 더 진화된 경우도 많다. 심지어 가맹점에서도 지역으로 갈수록 작은 가게 이야기와 흡사하게 행동한다.
큰 덩어리의 어색한 만큼이나 독자층 고려도 어색해 보인다. 고객인지 상점 주인인지 아니면 공동체인지 보는 시각부터 영향을 주고픈 대상에 이르기까지 명확한 기준이나 시간적 효과성에 대한 제시가 없어 참으로 아쉬운 책이다.
다행인 건, 수치적인 논리가 아닌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에 관심을 두고 글이 쓰인 점이다. 글씨체가 어느 책보다 정갈하고 이쁘다. 우리 삶의 모습을 다른 곳도 똑같이 행동한다는 호기심에 잠깐 읽기 좋은 책이다. 다만, 탐독은 말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