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거미 - 자연에서 배우는 민주주의
박지형 지음 / 이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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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거미의미는 어렴풋하게 알고 있지만, 주제로까지 나올 줄 몰랐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기대 이상의 글이다. 외국 번역본에서나 볼듯한 짜임새 있고 찾아볼 거리가 많은 중간마다 어딘가에서 사색을 즐겨야 할 정도로 많이 손이 가고 읽는 내내 오래 걸리지만 새로운 황홀함을 지속해서 알려주는 책이었다.

 

처음 의문 제기가 되는 근대를 이성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는가?’, ‘자연생태계의 자원 배분은 민주적인가?’, ‘거미와 콩키스타도르는 어떻게 다른가?’, ‘자연에서 대안적인 자원 배분의 원리를 찾을 수 있을까?’의 논의될 질문에 대한 설명은 읽을만해 보인다. 이후는 관련 기초지식이 없다면 아마 많은 부분 멈춤이 일어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다른 의미의 멈춤이었지만 쉽게 진도가 나가진 않는다. 앞선 어려움 때문이라면 나열된 학자를 제외하고 그 내용과 흐름 위주로 읽기를 권한다. 생각보다 높은 개연성으로 인해 별 어려움 없이 저자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쉽다. 다만, 깊이 있는 저자의 생각을 알고자 한다면 되도록 언급된 학자들의 저서도 함께 찾아보면 좋을 거 같다.

 

작가를 따르되 되도록 ‘5. 세계화의 먹이그물은 꼭 여러 번 살펴보기를 바란다. 시장과 배분의 원리에 대해서는 많은 매체와 다양한 도서에서 언급되고 분석된 부분이지만, “스피노자의 거미에서 만큼은 차분하게 묘사되고 다른 면까지도 상세히 알게 된다

 

한동안 고대·중세·근대라는 언어 자체에 혐오감을 느껴왔다. 그렇게 즐기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찬양했던 지식이 이 순간 살아가는 나를 더 힘들게 한다고 생각했다. 적용하지 못하고 사유할 공간도 적게 느껴질 만큼 차라리 관련 유튜브 영상만 찾아서 보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만큼 에 대한 매력을 갖지 못했다. 알고 있는 게 불편한 지금에서 스피노자의 거미는 다시 지식의 소중함과 사유의 즐거움을 알려준 은인이다. 고맙게도 읽기에 오래 걸린 만큼 새로운 지식 체력을 장착한 느낌이다.

 

오랜만에 자연과 환경에 있어 세밀함이 더해진 풍족한 도서를 접해서 진심으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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