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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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보이는 용기가 아무리 대중화되었더라도 <참 좋았다, 그치>는 정도가 넘치고 넘칠 만큼 감정 과잉이다. 어떤 면에선 불편할 수도 있다. 책이란 독자와의 소통인데 그런 여지없이 자기 말만 전하는 느낌이 크기 때문이다.

 

첫 단추의 어긋남에도 에세이는 힘을 가진다.

독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설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해나 공감을 원하지 않는다. 솔직하게 저자의 말을 하고 나는 그저 들으면 된다. 이해할 문장표현도 꼬인 의미도 없다. 일생이 헤어짐과 만남뿐인 저자 이야기가 읽어지는 건 솔직함에 있다. 답답함 속에서 잠깐 이 책을 읽었는데 꾸준함 때문인지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전혀 그럴 내용의 글도 아닌데 말이다. 현실과의 공감은 적어도 낯설음 혹은 타인주관의 흐름을 지닌 에세이 만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에세이라고 보기 어려운 짧은 시를 연상하는 방식과 간단한 문장으로 이어진 두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짧은 시 구성은 많은 내용의 키워드를 담고 짧은 문장들은 하나의 생각 느낌을 성향대로 풀어쓴 특징을 보인다.

 

함께한 일러스트의 작품은 페이지마다 내용이 이미지로 바뀐 전체를 보여주며, 무엇보다 적절한 삽화가 나오기 때문에 에세이로 한번, 삽화로 한번 그리고 둘이 합쳐진 형태로 세 번의 읽는 즐거움이 생긴다.

 

생각하는 에세이나 공감하는 에세이가 아니라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듣는이를 전혀 끌어들이지 않는 다른 종류이기에 전해지는 매력이 분명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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