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 공진호,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다산책방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음식 만들기로 자신을 표현한 다소 버거운 책이다.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주제나 등장인물 심지어 나오는 소품을 보고 여러 상상이 가능한데, 요리 레시피가 나오고 그 맛이 눈으로 지나쳐도 생각에 머물 뿐이다. 그럼에도 빠져든 게 있다면 저자의 글솜씨다. 잘 쓴다. 요리조리 자신을 글 안에 잘 숨겨둔다. 약간 지루하거나 묵직함이 있지만 그건 저자 개인 습성이 강하게 베어져 나온 부분이지 전체적으로 글은 이어가는 맛이 난다.

저자의 일상 패턴처럼 요리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생각한 후 다시 홀로 토론해 보는 건 마치 저자가 알려주는 다른 자신처럼 보였다. 이 부분도 좋았다. 결론적으로 <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를 읽는데 양보다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저자의 다른 책들을 본 후에 돌아오곤 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잘 정리하고 잘 쪼개놓은 저자이기에 나오는 글 흐름이 좋다.

운동이라는 주제라면 어떤 언어로 자극해줄지 궁금해진다. <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는 어디서도 빛나는 저자를 만나는 명함 같은 책이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