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붓다의 큰 이야기 - 에오명상전집 8
무묘앙에오 지음, 박은혜 외 옮김 / 모색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무명암, 에오는 일본이 낳은 그러나 가장 일본인 같지 않은 철학가, 그것도 깨달은 철학가가 아니었나 싶다. 일련의 에오시리즈...<폐허의 붓다><반역의 우주><지구가 꺼질때의 좌선>등등, 그 작품의 겉 제목만을 보면 그저, 흔한 불교책이 아닐까, 또 이 책들을 명상신서에서 보았다면 흔하디 흔한 명상서겠지....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불서이면서 하나의 종교로서 불교가 싫어하는 기독교 이상으로 모든 종교를 모독하고 있다.

종교를 모독하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저 광기의 철학자 니이체의 신랄한 어투와도 많이 닮아있다. 에오만큼 플라톤식 환상에 빠지지도 않고 철저한 철학가가 있었을까. 단지 인간사에 그친 편협적 철학뿐 아니라 전세계와 우주까지 넘다들며 그렇게까지 광대하게 진리를 고민했던 것만 봐도....

그러나 이렇게 진리를 고민한 철학자는 드물었지만 많았다. 철학가 에오가 무엇보다 그들보다 다른 점은, 단지 철학가에 그쳐 이론을 주절거린 것이 아니라 바로 통렬히 깨달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의 철학은 한 인간의 고뇌하는 철학, 신랄한 철학에서 명상철학으로, 선불교의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가 알고있는 한 이름난 성인으로 붓다, 라마나 마하리쉬, 오쇼라즈니쉬, 크리슈나무르티 등이 있다. 그들의 저서들을 보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각고의 노력끝에 우리들의 2차적 으로 걸러서 그 깨달음의 진수를 겨우 맛볼 수 있게 했기때문에 어찌보면 우리는 진정으로 그 깨달은 이들의 뜻을 전달받을 수 없었다. 제자들의 견해와 도저히 우리의 이해력을 넘어선 그들의 체험상태를 뭐 어떻게 알아볼 수 있겠는가. 단지 그들을 직접 보아야만 그 엄청한 비밀을 맛볼 수 있었을까. 반명 에오는 그 책만으로 충분한 답이 있다. 그리고 개인의 실천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만큼 집단성을 거부한, 개인적인, 고독한 철학이 있을 까. 이것이 바로 본질이며, 자유이며 선의 정신, 그것이다.

우리는 어떤한 진리에 몰입할 때도 도저히 혼자서는 아무것도 해내질 못한다. 꼭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다.

에오는 철학가였다. 그리고 그가 깨달았을때 그 친절한, 논리적 철학가의 문장은 설득력있게 우리를 깨달음의 세계의 진수를 맛보게 해주는 것 같다. <작은 붓다의 큰 이야기>뿐만 아니라 일련의 에오책들은 어느 하나 빼놓을 글자가 없다. 그 글자 하나하나는 그의 고통이며 지복의 피들이다. 그의 날카롭고 간결한 문장력, 솔직함, 그리고 깨달음의 정신은 폐부 깊숙히 당신의 사상을 일단 전변시키고 말 것이다. 그 다음의 행동전변은 우리의 몫!

그러나 그가 지적했듯이 그것은 세속적 행복을 원하는 단지 고뇌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에 어떤 위안을 주는 책이 절대 아님을 유의해야한다.

더 큰 고뇌가 찾아올 것이고 어찌보면 낭떠러지까지 밀어내는 책이랄까.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는 책이다. 이것은 삶의 책이 아니요, 죽음의 책이다. 삶의 긍정성, 찬란한 생명체를 신봉하는 모든 자들은 이런 책에서 구역질을 느낄 것이다. 그러니 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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