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위베르 리브스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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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함께 손을 잡고 야트막한 언덕에 올라 별을 관찰하는 손녀. 그 손녀의 눈망울에는 한 없이 크고 광활한 우주의 반짝임 자리잡고 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삶을 마감하기까지 우리는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 걸까. 흔히들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주속의 우리는 정말 티끌만치의 먼지에도 속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있기에 우주가 존재하는 것이고, 내가 있기에 이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리라.

이젠 눈을 감고 이렇게 생각해 보렴.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이야. 눈을 뜨고 말해봐. 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얼마나 멋진 일이니. 상상이 돼?  

할아버지의 우주론은 단순한 우주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우주의 탄생에서 읽어지는 생명의 탄생, 우주에서 얻을 수 있는 인간의 역사.  하나의 별이 태어나서 사라지기까지 그 별은 우리와 같은 생을 살게 된다. 푸릇푸릇한 젊은 별에서부터 노란빛의 늙은별까지. 우리가 보고 있는 지금의 저 반짝반짝 빛나는 노란별은 생을 얼마 남기지 않은 늙은 별의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의 말대로라면 이미 저 별은 몇억광년전에 생을 마감한 별이겠지만 말이다.

어렸을때는 곧잘 이런 공상의 세계에 빠지곤 했다. 우리 지구넘어 어딘가에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을꺼라고. 아니 적어도 어떤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꺼라고. 지금 그들이 나누고 있는 대화가 저 먼 별까지 전달되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  내가 어린시절 달님, 별님에게 빌었던 소원들은 언제쯤이나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걸까. 할아버지의 말대로라면 몇억광년이 걸린다는데 달님, 별님의 대답을 들으려면 몇번이나 다시 태어나야 하는거야.  

우주이야기로만 한정시키기엔 그들이 나누고 있는 이야기는 연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 나 혼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주변이 영향을 받게 되고, 그들로 인해 이 세상이 바뀌게 되는 그런 세상의 모습이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나누기에는 어찌보면 조금 조숙하고, 어려운 이야기 일 수도 있겠지만 손녀를 향해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할아버지를 보니 든든하면서도 한폭의 아름다운 천체화를 보고있는 듯 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우주, 천체에 대하서 조금이나마 알아갈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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