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인 더 시티
신윤동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신윤동욱이라는 기자가 쓴 칼럼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신윤동욱. 이름부터 심상치가 않다. 아버지의 성과 어머니의 성을 모두 받아쓰는 그. 이름만 보아도 그가 진보주의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리라. 그렇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의 진보주의적 경향을 살표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보수주의가 아닌 나 조차도 가끔은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가끔은 혀를 차게 할 때가 있다. 물론 그게 진보주의 자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진보주의를 주창하는 신윤동욱이라는 그 기자의 의견일 뿐이지.  

하나하나의 칼럼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아 맞아 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도 있고,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는 기사들도 보인다. 삼심대 후반의 기자의 눈에 비친 사회와 20대 초반의 눈에 비친 사회의 모습은 분명 다를 수 밖에 없고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의 기사에서 보여지는 그의 견해에 전적으로 수긍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확 트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알겠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 또한 알겠다. 하지만 책을 보는 내내 나의 마음 한켠에서는 너무 솔직한거 아닌가, 이렇게 나가도 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왠지 그의 사고방식들을 책을 읽는 독자에게까지 강요하는 것 같은 느낌에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사고와 나의 생각이 맞지 않는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나처럼 귀 얇은 작자는 아 그런가 하고 올랑 넘어가 버릴 수 도 있는 것이다.  

그가 자주 거론하는 게이이야기나 방콕이야기들은 사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기도 했다. 항상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도 취급하는 게이나 레즈비언들도 어엿한 한 사람이라는 것. 물론 말은 나도 쉽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상 주변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를 것을 쉽게 포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의 방콕 애찬론을 들으면서는 마음이 불편했다. 그가 항상 주장하는 성 소수자를 옹호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그의 밤 나들이에 희생되는(?)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그런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권이나 억압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약간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아닐지. 

그의 책을 읽으면서 느낌점이 있다면 세상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는거. 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의 의견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는거다. 자신의 확립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은 좋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사고는 오히려 안 좋을 수 도 있다. 한쪽 면이 존재한다면 분명 나의 눈에는 안 비치는 다른 이면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가끔씩은 그네들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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