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뜨개의 진정한 보스boss다.

눈물 없는 뜨개 - 누구에게나 맞는 옷을 뜨는 기본적인 기법과 쉬운 지침
엘리자베스 짐머만 지음, 서라미 옮김, 한미란 감수 / 윌스타일 / 2022년 5월

"나는 내 뜨개의 진정한 보스다."
뜨개가 취미인 사람 중 짐머만 여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전 세계 뜨개인들의 스승인 짐머만 여사의 뜨개책 《눈물 없는 뜨개》 번역서가 반가운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언어의 한계로 서점에서 만지작거리다 내려놓길 여러 번인데, 경건하면서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책을 감수한 한미란 선생은 '그녀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기꺼이 함께 나누고자 한 큰 사람'이라 표현하였고, 번역을 맡은 서라미 작가는 '짐머만은 뜨개인의 언어로 뜨개를 말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계절마다 유행이 바뀌고, 점차 쉽고 간편한 방법이 각광받는 이 시대에 짐머만 여사를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접 없이 이어 뜨는 심리스seamless, 목선부터 뜨는 방식의 톱다운topdown만이 그녀의 산물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중에 생각하는 주머니와 단춧구멍, 발꿈치에서부터 서로 다른 굵기의 실 잇기까지 그녀가 전해주는 비법은 다채롭고 비범하며 신비롭기까지 하다. 준비된 실이 부족하면 조급증부터 생기는 내게 '두께가 다른 실도 OK'라는 애티튜드는 다소 센세이셔널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요는, 뜨개는 스킬이기 이전에 즐겁게 하는 것이며 내가 편한 방식대로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즐기는 것이다.

짐머만 여사는 이 책에서 내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러분의 스웨터는 오로지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개성 있는 레시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말이다.

실을 넉넉히 구매해두지 못했을 때나, 약간 모자라는데 같은 로트를 구하지 못했을 때 쓸 수 있는 약간의 속임수(?)는 앞으로의 뜨개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뜨면서 조절하면 되고 만드면서 수정하면 되니까! 이것이야말로 핸드메이드 니트의 특장점이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장인이자 자기 뜨개의 보스boss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짐머만 여사는 책을 통해 내게 가장 나다워지라고 말해주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석학을 만나 한참 토론을 나눈 것처럼 머리가 띵- 하고 울린다. 《눈물 없는 뜨개》를 한 번 완독했으니, 이제 누군가의 것을 좇는 뜨개가 아닌, 나답고 개성 넘치는 뜨개생활을 해나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세상 예쁜 수세미 : 왕초보도 뚝딱 뜨는 수세미도안집 추천

세상 예쁜 수세미 - 코바늘로 뜨는
김원.문주희.이은진 지음 / 황금시간 / 2019년 10월

제가 처음 코바늘에 입문한건 2014년,
첫 작품은 DIY패키지로 나온 인형이었지만
지금의 실력을 갖추게 해준 건 수세미였어요.
처음에는 기본 별호빵수세미만 열심히 뜨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함뜨 세계로 뛰어들면서
다양하고 예쁜 수세미를 많이 떠보게 됐죠.

​수세미는 코바늘의 '코' 자만 겨우 맛본 저에게
모양과 형태를 만들어가는 법과 배색하는 법,
색 선택하는 법까지 알려준 고마운 친구예요.
그래서 수세미뜨기는 늘 저에게 각별하답니다.

세상 예쁜 수세미는 김원, 문주희, 이은진,
세 분 뜨개작가님이 만든 수세미 도안집이에요.
책 한 권으로 50가지 수세미 도안을,
영원히 소장할 수 있다니 너무 멋지지 않나요 :)

게다가 종류도 넘 다양해요! 심플하게 뚝딱뚝딱
간단히 뜰 수 있는 수세미부터 꽃과 식물,
자연을 모티브로 한 수세미, 음식 수세미,
동물 수세미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
요 책 한 권이면 매일매일 하나씩 떠본다해도
총 50일간 떠볼 수 있는 셈이더라구요 ㅎㅎㅎ

 
코바늘로 뜨는 세상 예쁜 수세미 안에는
코바늘 뜨기의 기초 챕터가 수록되어 있어,
말 그대로 코바늘뜨기의 가장 기본적인 기법을
보고 따라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데요~

과정사진과 하단 설명이 워낙 상세하게 돼있어
왕초보들이라도 천천히 보면서 따라한다면
얼마든지 뜨개 기법을 익힐 수 있을 듯해요 :)

기본뜨개만 설명해놓고 정작 본문엔
도안만 뙇! 나와있는 그런 책들이 대부분이죠~
그런 책...초보입장에서는 숨이 턱 막힙니다.

​세상 예쁜 수세미는 도안과 설명이 매치될 수 있게
이렇게 도안 옆쪽으로 과정컷을 배치해두고
꼭 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주어
원바이원으로 따라할수 있게 해주셨더라구요.
초보를 향한 세 작가님의 배려가 느껴졌어요.

비숑 수세미랑 볼꽃 수세미 두가지를 떠봤어요~
비숑 수세미는 보기만 해도 귀여워서 웃음이 ㅎㅎ
볼꽃 수세미는 샤워볼로도 손색이 없겠더라고요.
코바늘로 뜨는 세상 예쁜 수세미, 어떤가요?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좀더 다양하고 예쁜
코바늘 수세미를 뜨고 싶은 분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코바늘뜨기를 배우고 싶어하는 지인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해주고 싶어졌답니다. ㅎㅎㅎ
세상 예쁜 수세미 한 권이면 수세미뜨기 OK~
50가지 수세미로 50배 행복해지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