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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훈'이라는 작가는
연필로 글을 쓴다고 한다.
그에게 연필은 '칼'이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칼날에 베인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궁을 버리고 남한산성으로 피란을 간 왕.
그와 함께 남한산성으로 들어간 신하들.
나아가서 고개를 숙일 것이냐?
들어 앉아서 스스로 소멸할 것이냐?
나아갈 수도 그 자리에 서 있을 수도 없는
막막하고 먹먹한 심정이
작가 '김훈'을 칼끝을 통해
내 심장에까지 파고들었다.
몸도 마음도 머리도 차가운 겨울의 끝에서
어느날 문득 우리 곁에 다가오는
분홍빛 진달래처럼
맑고 투명한 피 한 방울을 살짝 머금은 듯한 그 분홍빛 꽃처럼
차가운 돌 바닥에 가 부딪는 왕의 이마에 핏빛이 비쳤으리라.
가슴이 선뜩선뜩하다.
내 집 서가엔 두 권의 <남한산성>이 꽂혀있다.
내 손에는 모두 세 권의 <남한산성>이 있었다.
그 중 한 권은 사랑하는 남동생에게 주었다.
내가 가진 두 권 중 한 권은
지금은 육아로 정신없는 내 친구에게
조금 짬이 생기면 주리라... 간직하고 있다.
우리네 삶도 이렇지 않으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아갈 수도
그 자리에 머물수도
없는
상황들의
연속...
그 속을 헤치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가끔 이마가 분홍빛으로 물들기도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