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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평점 :
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Beyond the Moonlit Sea
올리비아의 남편 딘이 완벽하게 사라지다!
비행 조종사 딘은 어떻게 하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까. 이것이 버뮤다 삼각지대의 양자 진공이 비행기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이토록 완벽한 실종
1부 1990-1986
2부 1993 뉴욕
3부 1997 뉴욕
4부 2012 뉴욕
1부 올리비아, 딘, 멜라니 이야기
90년과 86년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86년.
딘은 원래 상담사로 그의 환자인 멜라니와 상담을 맡게 된다. 입자 물리학 논문을 쓰는 중에 상담을 권유받게 된 멜라니는 딘에게 마음을 뺏긴다.
상담사와 환자, 직업적 윤리상 그 이상의 사이로 발전돼서는 안된다는 걸 알지만, 훗날 딘은 후회할 선택을 하게 된다.
진실한 감정 아닌 자신의 위치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적절한 관계를 5개월 이상 이어가고 있을 무렵 딘에게 진정한 사랑이 찾아온다.
뉴욕에서 부유하게 자란 올리비아는 영화 전공으로 상담사와의 인터뷰가 필요했다. 때마침 딘과 인터뷰를 하게 되면서 그들에겐 신분 격차, 지나온 가정적인 환경을 초월한 이루 말할 수 없는 진정한 사랑을 한다.
상담사 일로 지쳐있던 딘은 올리비아를 만나면서 어린 시절 꿈인 비행 조종사의 꿈을 이루게 된다.
나는 올리비아의 질문들이, 내 일에 대한 그녀의 관심이 좋았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문제만 이야기하려고 들지 않았다. (중략) 미래를 바라보는 긍정적이고 행복한 관점. 다른게 기적이 아니었다. 바로 그게 기적이었다. 밝은 빛과 기쁨으로 가득 찬, 트라우마 없는 삶. (p 216)
90년.
딘에게 급하게 주어진 비행 일정이 잡히고, 올리비아에게 갑작스러운 이별이 찾아온다.
딘이 비행 중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올리비아의 아버지나 그들 주위에서는 올리비아 집안의 경제력 보고 딘이 접근했다고 말하지만, 올리비아는 딘을 향한, 딘 또한 진심임을 믿고 있었다.
그게 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던가? 아끼는 사람의 행복과 안녕을 바라는 거? 만약 그 사람의 삶에 폭탄이 떨어졌다면 폭탄을 해체하기 위해 내 능력을 다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던가? 아니면 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폭탄 위에 내 몸을 던지거나? (중략) 그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그를 영원히 내 곁에 있께 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p297)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나는 그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거든. 착하고 똑똑하고 올곧은 사람이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그리고 내가 만약 그의 꿈을 이루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게 왜 나쁜데? 그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어.(p305)
2부 93년 뉴욕 - 올리비아, 가브리엘
딘이 사라졌을 무렵, 올리비아에게는 그토록 기다리던 새 생명이 찾아와있었다. 생사를 알 수 없어 모두가 다신은 남편을 만날 수 없음을 인지시키고자 했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올리비아를 위로했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사라져버린 것이지, 죽었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고, 언젠가 딘이 돌아올 거라 생각하며 홀로 딸 로즈를 키운다.
그러다 딘을 만나기 전, 남자친구였던 가브리엘과의 인연이 다시 시작된다.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는 나를 품 안으로 당겼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지금 이 기분은 과거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과거를 놓아주는 건 달콤하면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선물 같았다.(p382)
3부 97년 뉴욕, 4부 12년 뉴욕 - 올리비아, 가브리엘, 로즈, 수지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과 남편 가브리엘과 함께 행복한 제2의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올리비아에게 경찰들이 찾아온다.
이토록 완벽한 실종 상태에 있는 딘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게 만들고,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들이 펼쳐진다.
가브리엘은 올리비아가 딘이 돌아오게 된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한다. 올리비아는 딘과 가브리엘을 향한 사랑이 다름을 알고 있다.
어떤 것도 잴 수 없던 뜨거운 사랑과 조금 더 이성적인 사랑.
올리비아가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랑은 어떤 것이 될까.
내 인생에 그가 있다는 점에 감사했다. 나는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이건 고요한 사랑이었다. 아마도 조금 더 이성적인 사랑.(p417)
이 소설은 딘의 실체가 언제 드러나는지가 내겐 궁금한 지점이었다. 분명 흔적 없이 사라졌으니, 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데 말이다.
또 그가 물리적인 힘에 의한 실종인지, 사라질 만한 이유로 인해 감쪽같이 없어져 버린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사라졌던 딘이 혹시 올리비아 앞에 다시 살아 나타난다면 올리비아는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또 다른 사건은 과연 어떻게 진상이 드러날지도 알고 싶었다.
이러한 궁금증을 3,4부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과 상황에서 풀어주고 있어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읽어간 이토록 완벽한 실종이다.
올리비아의 에필로그까지 525페이지에 해당하는 장편소설
올리비아-딘, 딘-멜라니, 올리비아-가브리엘 그들이 떠나보내는 사랑과 지키고 싶은 사랑.
미스터리 로맨스 장편이라 해서 어둡고 무겁진 않을까 싶었는데, 심각하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흘러가는 소설이었다.
이토록 완벽한 실종을 다 읽고 나니,
어떤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또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가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을 달라질 수 있음을.
모든 선택마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진짜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솔직해질 필요가 있겠다는 것도 생각해 보며, 믿을 수 있는 사랑을 해야겠다.
나는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그 사랑은 믿을만하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영원한 사랑. 성숙한 사랑.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사랑.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남편에게 그가 나의 전부라고 말하고 싶었다. (p52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