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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의 내일 - 내 일을 잡으려는 청춘들이 알아야 할 11가지 키워드
김난도.이재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7월
평점 :

김난도 선생님의(이하 김난도) 책을 세 번째로 접했다. 이번에 읽은 책은 『김난도의 내:일』. 책표지가 정말 예뻐서 자꾸만 보게된다. 푸른 하늘에 기분이 뻥 뚫리는 것만 같고, 그림처럼 언젠가 새가 되어 훨훨 날았으면 싶고.
이전에 읽은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가 주로 우울한 사회적 현실 속에서 고달픈 청년층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번 책 『김난도의 내:일』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김난도의 내:일』은 세계적 관점에서 일자리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를 통해 독자들이 내일을 위한 자신만의 구체적인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청년실업이 늘어가고, 제대로 된 대우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넘쳐난다. '월요병'에 걸려 주말이 끝나감과 동시에 우울증을 겪는 직장인은 수도 없이 많으며, 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방구석으로 숨어들어가는 히키코모리나 늦은 나이에도 부모에게 의지하여 사는 캥거루족은 점점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 막상 구직자만큼이나 구인자도 많지만,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 책은 막연한 자신의 앞날을 두려워하지만, 막상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뚜렷하게 정하지 못한 청춘에게 천직을 찾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미래형 직업 트렌드를 세계 여러 젊은이들의 행복한 노동 사례에 비추어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청년들에게도 유익한 전략서가 되어줄 것이다.
김난도는 연구년을 이용해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미래형 일자리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미 그러한 일자리를 찾아 만족한 삶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하고 관찰한 취재 결과를 이 책에 상세히 담아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편협한 세계관과 협소한 직업관을 느끼기만 해도 책읽기에 반 이상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책에서 김난도는 내일(Tomorrow)을 위한 내 일(My job)을 찾기 위한 전략적 키워드로 11가지를 제시했다.
* 1부 - 일자리의 미래, 잡트렌드를 읽어야 '내:일'을 잡는다! : F U T U R E
F : From White-Collar to 'Brown Collar' 브라운칼라 청년들이 몰려온다
U : Utopia for 'Nomad-Workers' 당신은 노마드 워커입니까?
T : Towards Social Good 착한 일 전성시대, 소셜 사업을 주목하라
U : Unbelievable Power of Fun 여유경영의 힘, 적게 일하고 많이 번다
R : Return to Local Places 컨트리보이스의 시대가 온다
E : Entrepreneurship for Micr-Startups 마이크로창업이 뜬다
* 2부 - 나만의 천직을 찾기 위한 일자리 전략 : M Y J O B
M : Mismatch, Good-bye! 굿바이, 미스매칭! 구인구직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Y : Your Brand is Your Power 당신만의 브랜드는 무엇입니까?
J : Joy of Learning 배움은 계속돼야 한다, 쭈욱!
O : Over the Global Border 일자리 혁명, 글로벌 잡마켓을 잡아라
B : Business for Happiness 돈을 위해 일하지 말라, 행복을 위해 일하라
각 전략을 키워드에 짜 맞추느라 번거로웠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사람마다 관심가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다르기 때문에 위의 전략들 중 흥미롭게 읽는 부분도 각자에게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브라운칼라' 챕터를 읽으며 내 마음까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과거 블루칼라 노동으로 폄훼되던 육체노동에 새로운 전문성과 부가가치를 가미함으로써 화이트칼라를 능가하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p.36)해내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이분법적 경계를 무너뜨린 직업"이 바로 브라운칼라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것은 영국에 '집사학교'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두 나라간에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상으로 집사라는 직업은 가사도우미로 여겨지며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직업군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연봉이 최고 24만 달러에 이르기도 하는 전문직으로 집사를 양성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정년도 없고, 엘리트들을 보필하는 일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 집사! 직업에 있어서 이미지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에 내 열정또한 솟아났다.
목사가 되기 위해 3년간 다니던 의대를 그만두고 목수 전문학교에 입학한 유리안의 이야기 역시 감동이었다. 모두들 색안경을 끼고 직업을 바라보지 않는구나, 싶어 정말이지 멋있게 느껴졌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타인의 시선'에서 '자신의 행복'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p.56) 라고 답한 목수학교 교사 아이노의 말이 옳았다.
P_64 ;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누군가에게 가벼운 동정을 건네는 것은 어쩌면 그 직업을 폄하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모습만 믿고 그가 불행할 거라고 속단하는 것, 직업을 향한 편견은 이처럼 우리의 마음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브라운칼라- '아띠 인력거'편 中)
반면 '노마드 워커' 챕터는 내가 꿈꾸는 미래상과 많이 닮아있어서 주의깊게 보았다. 유목민이라는 뜻의 'Nomad'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이동하며 일한다는 'Working'의 합성어. 출근 퇴근 시간인 아침 아홉시에서 저녁 다섯시(물론 우리나라는 야근도 밥먹듯.....)라는 시간 제약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특히나 나처럼 낮보다는 밤이나 새벽에 머리가 굴러가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래서 어렸을 때에는 장래에 무슨 일을 하든 '프리랜서'가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요즈음에는 IT인프라 확대에 따라 '이랜서'라고 한다고도 하니 더 탐이 나는 근무형태가 아닐까 싶다. 내가 현재 꿈꾸는 분야에서 경력을 충분히 쌓고 능력을 인정받는 날이 오면 나는 꼭 이랜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비롯한 주위의 많은 청년들이 이 책속 인물들처럼 꿈과 희망에 부풀어 열뜬 마음으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며 즐겁게 일을 해나가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계속해서 했다. 그렇지 않다는 신세한탄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꾸만 머리속에 떠올라 안타깝기만 했다. 여기에 나온 많은 직업군들이 모두 '미래형 직업'에 속한다고는 하지만, 실은 그 중 많은 것들은 기존부터 쭉 존재해오던 것들이다. 즉,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즐겁다고 느끼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물론 나의 천직을 일찍 파악하는 것,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우리는 김난도의 말처럼 '배움을 계속해야'하며,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행복을 위해 일해야'할 것이다.
아무튼, 당장에 해답을 알려주는 책은 될 수 없을지 몰라도 '자극제'가 되기에는 충분한 책, 몰랐던 세계를 접하게 해서 '꿈'이나 '희망' 하다못해 '열정'이라도 심어줄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