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날리어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바람에 날리어』는 『타력』,『삶의 힌트』등으로 유명한 이츠키 히로유키의 신작이다.

일전에 삶의 힌트도 재밌게 읽었지만 이 작가는 마음 속에 연약한 어느 곳을 건드는 재주가 있는 듯 하다.

원래 그게 작가의 역할이자 능력이겠지만 항상 바깥에서 무언가 데리고 들어와 안에 있는 문제를 건드는 재주가 놀랍다.

 

특히 이 책 '바람에 날리어'는 시시콜콜한 유년기과 청년 시절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쓰여있는데

물론 힘들게 살아온 지난 삶을 회고하는 것이 그다지 시시콜콜하지만은 않겠지만 단막으로 나뉘어있는 분량이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적당한 템포를 유지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츠키 히로유키의 에세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읽어나갔는데 어느 순간 점점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만히 읽다보면 씁씁하면서도 그래, 옛날에 그랬지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게 이츠키 히로유키의 힘인가보다 생각했다.

신기하게도 작가가 한참 유년시절을 보낸 시절은 지금보다 한참 전 우리 윗 세대분들. 그러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나 부모님 세대의 조금 어둡고 조금 어려웠던 시절이다. 하지만 첨단과학기술과 인류역사상 가장 신新식이라는 우리세대에서 글을 읽고 동세대의 그것이 느껴진다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면서도 서글펐다.

아무래도 기술의 속도만큼 마음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일까.

이렇게 좋은세상에서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처럼 빈 가슴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디서부터 문제인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을 추스려보려 한 숨을 돌리는데 기억나는 한 문장이 나를 엄습했다.

 

 

"순간, 결국 멀리까지 왔다는 감개가 일순간 되살아났다. -20p"

 

느낄 수 있을까? 우리가 멀리까지 왔다는 것을.

알았다면 우리는 천천히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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