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바다에 도착했다

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 강물은 알고 있어 흘러가는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든,

어떤 것을 만나든 간에 결국은 아름다운 바다에 닿을 것임을.

알고있니? 결말은 늘 아름답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흥미진진한 이야기꺼리도, 화려한 인물도 없도 없이,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그 자식 부부, 손녀딸, 할아버지의 친구만으로도

장편을 이끌어갈 수 있다니!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몇날을 거쳐 덮었다, 폈다를 반복하게 만들더니

어느 순간 가슴속에 몽글몽글 올라오는 무엇으로 왈칵 눈물까지 쏟아지게 하다니!

책을 덮고 그 매력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할아버지와 손녀 사이간의 영혼, 진지함, 진실, 소통, 교감이라는

주제를 진부하지 않게, 진부하지않게 포장해준다

하지만 삶의 주제는, 인생은, 고통을 겪으면서, 바다로 나아가는 강의 여정과

같은 것임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상실을 경험했지만 제시에겐

회한이 없다.

회한이 없는 삶, 어떻게 가능할것인가?

리버보이를 따라 바다로 가기위해 

하루를 꼬박 물속에서 헤엄을 치면서  겪은 육체적, 정신적 느낌, 감정들.

그 시간이 있기에 아픔은 있지만 아픔을 간직한 채 죽음을 받아드리고

살아갈 힘을 낼 수 있다. 그런 시간을 지나고 나면 누군들

자기 삶의 꽃을 피우지 못할까!

나에게 그런 시간이 있었던가?

나에게 그런 시간이 오면 투정없이, 핑계없이 담담하게 흐르는 물결대로

나 자신을 투신 할 수 있을까?

 제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