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바나나
오미선 지음 / 노란돼지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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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나온 주인공 몽이는 똑같은 시각에 똑같은 일을 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고양이입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 식후 바나나를 먹을 때라고 하네요. 이 고양이가 다른 마을의 바나나가 더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떠나는데요, 들판마을, 보석마을, 땅굴마을, 통나무마을, 폭포마을 등 다양한 마을에 가서 다양한 바나나를 맛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읽던 도중에는 이게 설마 파랑새는 우리 집에 있었다는 결말로 마무리되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설마 다 다녀보니 우리 동네가 제일 맛있더라 하는 거 아니야??

근데 마지막 마을에서 “바다 건너 마을 바나나가 가장 맛있대.”라는 소문에 진짜 자기 마을로 돌아오는 거예요. 설마했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알던 파랑새찾기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 페이지를 보면 이런 말이 나와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바나나는 한 가지가 아닌 가봐요.

라는 문장입니다.

내가 하는 말이 다 맞고
내가 알고 있는 행복이 다 정답이 아니라는
인생의 진리지요.

또 이런 깨달음을 다른 마을 친구들을 초대해서 나누는 장면도 정말 뜻깊습니다.

이 책을 보면
들판마을에는 양들만 있어요. 보석마을에는 여우만 있고요. 땅굴마을에는 두더지만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 몽이라는 고양이는 한마디로 해외여행을 떠난 여행자인 거예요.
다른 마을을 보고 견문을 넓혔고,
자기가 깨달은 것을 다른 친구들을 초대해서 나누고 있는 것이지요.

여행하고 돌아와서 자기 마을로 돌아오면 또 제일 앞에서 자기 마을이 나왔을 때랑은 다른 것들이 보이고 다른 말들이 들립니다.
자기 마을이 가장 맛있는 바나나만 파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맛있는 수박도 팔고 있고요.
가장 맛있는 생선도 (이웃마을 곰 어부가 와서 보급한 덕분에) 팔고 있다는 것이에요.
아마 몽이네 마을이 맛집 많은 동네인가봅니다. ㅎ
행복이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내가 가진 것만이 최고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마을 것이 더 좋다던데 하고 막연히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책에도 그런 군상이 다 나오지요.

근데 몽이의 결론은 모두다 나름대로의 최고의 맛이 있다는 것입니다. 진정 여행가라면 깨달을 수 있는 인생의 진리지요. 다른 음식을 서로 먹어보고, 서로의 장점을 알아주는 과정은 마치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그 생각의 장점을 인정해주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삶을 더 넓게 보고 크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바나나 입니다.

단순하게 보면 한없이 단순한데
깊이 보면 온갖 철학이 숨어있는 책이네요.

노란상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처음에 똑같은 일상을 보내는 주인공이 나왔을 때
키오스크의 올가도 생각나고
행복한 100층버스의 데카르트같은 기사님도 생각났어요. 이렇게 쳇바퀴같은 일상을 보내던 몽이였기에 온 세상의 다채로움을 더 놀라는 마음으로 즐기며 여행할 수 있었겠지요. 직장인은 생각할수록 두근거리는 장면입니다.

근데 이 여행을 물리적 여행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의 교감이나 자신만의 의견을 세우는 것에 비유해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포스터가 자꾸 바뀌어요. 처음에는 잡초마을 황금사과 홍보 포스터가, 그 위에는 들판마을 바나나가 더 맛있다는 포스터가, 여행 후에 돌아왔을 때는 호수 마을 수박! 바나나가 아닌 수박 홍보 포스터가 있습니다.
앞에서 들판마을 포스터를 붙이는 사람은 들판마을 주민인 양이 아니라 고양이예요. 무엇을 뜻할까요? 무슨 의도가 있었을까요? 세계 물류 유통의 원리까지 ㅋㅋㅋㅋㅋㅋㅋ 떠올리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해봤습니다.

하여튼 좋았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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