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텔링 차이나 -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제국까지
박계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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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첫머리에 나오는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며 매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인생이 훨씬 풍요로울 것이라고 믿는다. 역사는 흐름이며, 상식이고 거울이자, 우리 삶의 강력한 무기이다. 역사는 우리 자신의 현재를 비춰 보고 미래의 좌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역사의 흐름에서 우리는 상식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사마천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사기>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나라의 군주는 반드시 역사를 알아야 한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앞에 아첨하는 자가 있어도 깨닫지 못하고, 뒤에 나라를 어지럽히는 난신적자가 있어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신하도 역사를 알아야 한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항상 있는 일도 선례만을 고집할 뿐 적절하게 대처할 줄 모르고, 또한 어려운 일을 당해서는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한다. 중국의 역사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도 알아보고 싶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이 사는 것은 모두 동일하다. 첫 번째는 먹고사는 문제일 것이다. ‘먹고사는 것이 먼저’라는 실용주의(實用主義)는 ‘관포지교’로 알려진 관중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되었고 공자보다 170여 년 전 사람이다. 전쟁이 많았던 그 당시 춘추시대에 “배고프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 “창고에 곡식이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라는 관중의 확고한 실용주의는 공자의 인의 사상(仁義思想)에 가려져 2,500년 동안 겉으로 드러나지 못한 채 전해왔다. 돈과 재물을 좋아하고 매우 현실적인 지금의 중국인을 이해하려면 관중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현재 중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기본 아이디어는 합종과 연횡이라고 한다. 합종(合從)은 강대국 진나라에 맞서기 위해 약한 나라끼리 연합했던 것이고, 연횡(連橫)은 각국이 진나라와 일대일로 함께 공존했던 전략이다.



지금까지도 중국인들은 요순시대를 태평성대의 모범으로 칭송하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을 잘 뽑는 일이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요임금은 70년간 재위하고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가 되었을 때 덕망과 능력이 부족하다고 자기 아들도 등용하지 않았다. 덕망이 높고 매우 겸손한 순(舜)에 대한 소문을 들은 요임금은 자기의 딸을 순에게 시집보내 살게 해서 순의 덕행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요 임금은 이러한 순을 ‘하늘의 뜻을 지키며 모든 백성을 평안하게 다스릴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왕위를 물려주어 적재적소(適材適所)를 실천하는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한다. 그 결과 순 임금은 요 임금의 천명사상과 덕치사상을 그대로 받들어 정사를 돌봐 태평성대를 구가하였다. 요순시대를 지나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로 이어지는 데 은나라를 망치게 한 원인 중에는 ‘관인이세(官人以世)’와 ‘죄인이족(罪人以族)’이 있었다. ‘관인이세’는 ‘벼슬을 하는 사람의 친인척이나 후손이 능력이 있고 없음을 떠나서 벼슬을 물려받는 것’을 말한다. ‘죄인이족’은 ‘가족 중 한 사람이 죄를 지으면 그 일가족이 모두 죄인으로 취급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만 고대부터 연좌제라 불리는 형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에도 동일한 형벌이 있었다고 하는 걸 보니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역사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분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다소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중국 역사를 저자는 <스토리텔링 차이나>라는 제목처럼 간단간단한 스토리텔링들을 통해서 독자들이 흥미진진하게 관심을 갖고 중국 역사를 통해서 쉽게 체득할 수 있도록 책을 재미있게 저술한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반중 정서가 강하지만 현대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기초적인 발명과 발견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기원했을 만큼 중국에 무조건적인 적대적 감정을 품기보다는 중국이라는 나라와 중국인을 한층 더 이해하고, 고려 시대 서희 장군의 외교술처럼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이득이 되는 부분을 취할 수 있다면 이를 이용하며 때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동양 고전과 중국 역사, 동양철학 등의 다양한 책들 고루 섭렵하며 중국사를 비롯한 동양사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쌓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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