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저문 자리 모란이 시작되면 -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 김소월과 김영랑의 아름다운 시 100편
김소월.김영랑 지음, 최세라 엮음 / 창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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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동시대에 살았던 소월과 영랑의 시를 각각 50편씩 수록하고 있고 두 시인의 주옥같은 시를 감상하고 즐기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시와 함께 설명을 곁듦임으로써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시이지만 그 시상 속에 세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동시대에 태어난 두 시인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소월<본명은 김정식이고 아호 소월은 ‘흰 달’이라는 뜻이다>과 영랑<본명은 김윤식이고 아호 영랑은 금강산의 제일봉인 영랑봉에서 따왔다>, “소월의 진달래꽃에서 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 “소월의 진달래꽃”은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기보다는 떠나는 임의 상황을 이해하고 축복해 주는 마음을 묘사하고 있다. “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활짝 피어난 모란의 모습을 묘사하지 않고 오히려 지는 모습을 묘사하여 모란의 화려함을 드러내고 있다.

 

김소월의 초혼! 오산학교 시절 사랑했던 오순의 죽음을 슬퍼하며 연인의 장례식에 다녀온 뒤 비통한 마음으로 쓴 시로서 초혼이란? 죽은 사람의 저고리를 손에 들고 이름을 세 번 부르는 것을 뜻하며 그런 의식을 통해 망자의 혼이 돌아온다고 믿었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흙으로 돌아간 연인에 대한 사랑에 애절함이 묻어져 있음을... 학창 시절 언어영역 문제풀이를 할 때는 시적 표현, 주제 등을 기계적으로 암기만 했었는데 초혼에 이렇게 아픈 사연이 있었음을 이번 계기로 알게 되었다. 김영랑의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와 함께 영랑의 대표적인 시로 손꼽힌다. 시인은 이 시에서 남도의 순박하고 서정적인 향토어가 묻어져 있다. 아마 영랑은 높은 곳을 우러르며 새로운 소망을 가졌을 것이다. ‘오~매 단풍 들겠네’ 이 시 역시 전라도 사투리의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매’라는 감탄사! 영랑시 속에서의 향토어는 늘 자연스럽고 정겹게 느껴졌다.

 


소월과 영랑은 14세 어린 나이에 결혼해 소월은 금실이 좋았지만 32세 젊은 나이에 요절함으로써 우리는 위대한 시인을 잃게 된다. 영랑은 결혼 1년 만에 부인을 사별하고 ‘쓸쓸한 묘 앞에서’ 시를 통해 아내의 무덤을 자주 찾아갔던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영랑은 초중반기에는 언어의 음악성과 아름다움에 관한 서정시를 썼지만 후기에는 일제에 대한 저항적인 시를 썼다. 좌우로 나뉜 조국의 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를 발표했다. 탄압을 일삼는 일본인의 식민지 시대에 살아간다는 것! 마음마저 강탈당하지 않기 위해 영랑은 얼마나 애를 쓰고 살았을까?

 

이 책의 시를 읽다 보니 김소월의 시 중에서 전 국민의 애송시로 가장 많이 알려진 가곡 ‘진달래꽃’, 어릴 적 불렀던 ‘엄마야 누나야’는 나면서부터 가장 가까운 혈육 엄마와 누나와 도란도란 살고 싶다는 시인의 간절함이 담겨 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가곡 ‘진달래꽃’과 ‘초혼’ 그리고 ‘풀따기’, 송골매가 부른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가사 의미는 모든 사랑은 이별을 동반한다. 심지어 자신을 향한 사랑마저 죽음 앞에서는 부질없을 따름이다>와 정미조 가수가 부른 ‘개여울’ <가사 의미는 임이 한 말을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과 함께 비록 다시 돌아올 수 없게 되었지만 서로 영원히 기억하자> 김소월 시로써 이렇게 많은 시가 가곡과 가요로 불리고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다.

 



주옥같은 시를 남기고 요절한 소월, 북한군이 쓴 유탄에 목숨을 잃은 영랑 두 분이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를 남겼을까? 두 천재 시인의 짧은 생에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 든다. 시험문제로서의 시가 아닌 두 시인의 본연의 시 세계와 내면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듣고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시집을 종종 읽으며 문학적 소양을 키워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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