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미술관 - 잃어버린 감각과 숨결이 살아나는 예술 여행
강정모 지음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6월
평점 :
절판


코로나19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TV에서 '걸어서 세계속으로'나 '세계테마기행' 같은 여행 프로그램을 보며 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는데, 다시 해외여행을 꿈꾸는 게 가능해진 시점에서 <한낮의 미술관>은 이미 여행을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가이드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경험했던 다양한 예술가의 삶과 영혼의 작품을 다시 보게 하는 새로운 눈을 가지게 해 주었다. 과거에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빡빡하게 짜인 일정 때문에 가이드의 루트대로 유명 관광지나 미술관, 박물관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인증샷만 남기고 찍고 가는데 급급했고 돌아와서는 뭘 보았는지 뚜렷하게 기억되는 게 없어 아쉬움이 많았다. 이 책은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 향후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의 미술 여행을 위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떠먹여주는 가이드북 같았다.


카라바조는 명암뿐 아니라 소재 비치를 통해 주제를 강조했고 자신이 알고 사귀었던 사람들, 매춘부를 모델로 하여 밑바닥 인생의 삶을 작품 안에 담았다. 그리고 그의 성화 그림 <성 마태오의 영감>, <성 마태오의 소명>, <성 마태오의 순교> 성 마태오의 일생을 극적인 순간 세 가지로 담았다. 이렇듯 로마 구석구석에 카라바조의 흔적이 남아있다. 빛과 어둠 聖과 俗이 공존했던 카라바조 작품을 그가 사랑했던 로마 거리에서 그림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서른아홉 젊은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한 카라바조나 젊은 30대에 요절한 조르조네... 빛과 어둠 속으로 사라진 그들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들이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후대에서 훌륭한 작품을 더욱 많이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페기 구겐하임은 탁월한 안목과 재력을 지닌 현대 미술 컬렉터이다. 전쟁으로부터 현대예술을 지키고 돈도 명예도 아닌 진정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수집한 그녀가 진정한 예술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19 이전 이탈리아를 2주 정도 여행했었는데, 당시에 베네치아를 시작으로 밀라노, 피렌체, 로마를 여행했었으나 당시에는 유명 성당이나 박물관, 맛집 탐방 등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베네치아의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존재를 알지도 못했고 가보지 못한 점이 너무너무나 아쉽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을 가기 위해서라도 다음번 유럽 여행에 베네치아를 여행지로 반드시 넣어 그곳에 있다는 피카소, 잭슨 폴록, 뒤샹, 칸딘스키, 달리 등의 현대 미술 작가 작품을 꼭 만나보고 싶다.


산업혁명의 유산인 과학박물관, 박물관은 살아있다의 촬영지로 유명한 런던 자연사박물관, 차와 간식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 19C 런던의 장식 예술을 차를 마시며 공감각적인 문화체험이 언제든 가능한 점이 런더너들을 부럽게 한다. 데미언 허스트가 운영하는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에서 허스트는 갤러리 내에서 작품을 전시하지 않고 그의 작품 시리즈였던 '약'을 모티브로 하여 화려하게 꾸며진 약국 같은 인테리어로 파머시 2 레스토랑에서 작품을 선보인다는데 정말 신선한 것 같아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다.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 피카소, 고흐, 모네의 작품에선 그들의 인간적인 삶의 모습과 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그림을 통해 과거를 더듬어 볼 수 있다는 점이 그림의 가장 큰 매력이고, 동시대인이 아닌 후대에서도 작가의 삶과 자취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림의 강점인 것 같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끝나가는 상황에서 기회가 된다면 하루빨리 한나라에 천천히 머물면서 도시 곳곳을 느긋하게 샅샅이 눈에 담으며 한 손엔 '한낮의 미술관' 책을 들고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미술관과 작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일상에 지친 나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주고 싶다. 더불어 저자의 유튜브 채널 '아츠앤트래블'의 랜선 투어 가이드도 종종 보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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