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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김선희 지음 / 까미노랩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포르투갈 순례길’이란 책 제목이 항상 여행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나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눈길을 확 끌었다. 세계여행을 어느 정도 하고 나거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라도 순례길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 같다. TV나 책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주로 접했는데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를 보고 스페인보다 포르투갈의 순례길을 먼저 가고 싶은 마음이 크게 일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더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리스보아에서부터 산티아고를 잇는 660km 센트럴 루트인 ‘포르투갈 순례길’, ‘포르투갈 까미노’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는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포르투갈 순례길을 여행하기 전에 이 책을 지도와 루트를 옆에 두고 도상으로 상상하면서 몇 번이라도 읽어 보겠다고 생각했다.

나름의 역사덕후라 국내여행을 하면서 유홍준의 문화유적답사기를 옆에 끼고 다니면서 문화유적들을 답사해 보고 역사의 숨결을 접했던 기억들이 책을 읽으며 새록새록 떠올랐다. 저자의 글처럼 코로나가 지나간 시대의 여행은 전과 다를 것이다. 철저히 혼자 걷되 언제든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함께 하되 언제든 오롯이 혼자가 될 수 있는 여행! 당장 산티아고로, 포르투갈로 떠날 수는 없더라도 순간을 함께 경험하고, 행간에 흐르는 까미노의 기운을 느끼며 눈으로 맘으로 먼저 까미노를 걸어보면 좋을 것 같다. 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이방인들과 쉽게 어울리며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정말 좋겠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삶이 압축된 듯한 순례길 여행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변화가 더 직접적이고 극적으로 와닿는다고 한다. 여행은 지리적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경험담을 듣고 공유하며 보고 마시고 느끼면서 하나하나 추억으로 쌓아가는 거라 생각한다. 순례길에서 끝까지 해보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그만할 시점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순례길 여행은 모녀간, 부자간, 혹은 가족 간에 동행할 수 있는 멋진 여행으로 대화 단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걷기만 가능하다면 누구나 쉽게 도전해 볼 수 있겠다고 판단된다. 물론 여유시간과 경제적 여유도 필요하겠지만 어느 여행보다도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이방인과 동행의 즐거움을 느끼려면 언어 소통이 필수인데 한동안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더니 외국어 실력이 퇴보하여 다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한편 혼자 걷고 싶을 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땐 언어소통이 안되면 침묵의 시간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의 삶의 방향,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을 것 같다. 특별히 순례길 여행을 하려는 이유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잠시 멈추어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정리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고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서이다.
포르투갈 순례길에 필요한 구간, 거리, 난이도, 비용, 숙소, 루트 등 세세한 부분까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안내서로 저자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책의 정보를 바탕으로 즐거운 포르투갈 순례길 체험에 조만간 도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