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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미술관 : 루브르 박물관 - 루브르에서 여행하듯 시작하는 교양 미술 감상 ㅣ Collect 8
이혜준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5월
평점 :
인생의 시간은 바람같이 쏜살처럼 매우 빠르게 흘러가니, 일상의 삶에서 게으름과 성급함을 버리고 보통 빠르기로 생활하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감염병으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째 접어든 현재까지도 여행 등 일상의 제한이 지속되고 있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해지던 찰나에 마침, ‘90일 밤의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책을 접하고서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을 되돌려 유럽여행 중에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며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미디어에서 사랑과 낭만으로 도시로 묘사되는 파리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정도로 음식, 관광지, 분위기, 쇼핑 등 모든 면에서 만족감을 주었고,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들에 여행 내내 정신이 팔렸었다. 파리 여행의 필수 코스인 루브르 박물관도 어김없이 방문했었는데 정작 박물관을 관람할 때에는 관광객들이 너무나 많아 줄지어 단체로 구경하느라 소음, 혼잡 등으로 제대로 감상을 못하였고, 전문 가이드를 대동하고 가지 않았기에 최대한 나름 노력하며 유명작 몇몇에 포커스를 맞추어 느낌이나 추억을 공유했던 것 같다. 만약에 ‘90일 밤의 미술관’을 정독하고 현재 코로나 상황으로 여행 등이 제한되어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여유롭고 한적하게 예술품들을 잘 감상할 수 있을까? 하고 상상해본다.
미술 감상을 어렵게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객관식에 익숙하여 정답이 보이지 않는 미술은 어려울 수밖에 없음으로 작품들을 우리들만의 방식대로 해석해보라고 권유한다. 그래도 어렵다면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도 좋을 거라고 한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는 여행 일정에 따라 시간에 쫓겨 주마간산 격으로 작품들을 감상했는데 저자의 조언처럼 박물관은 수천 년의 역사가 응집된 작품들이 보관된 곳이므로 체력적으로 너무 무리하게 다니는 것보다 천천히 산책하듯이 걷다가 눈길이 멈추는 작품이 있을 때 집중해서 감상해보는 것이 작품들을 감상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코로나 상황이 하루빨리 종료되어 파리를 다시 방문하여 이 책을 들고서 가이드 삼아 루브르 박물관을 다시 관람해보고 싶다.
우리는 여행을 하거나 어느 멋진 순간을 마주했을 때 사진기로 찍어 기억하려고 하고, 셀카를 찍으며 자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간직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때론 허세 가득한 사진으로 남들의 부러움을 사고 싶어 하기도 하는데, 옛날 사람들은 사진기가 없어 그림으로 남겼던 것이므로 남겨진 그림을 보며 그때 어떤 일이 있었고 당시의 모습은 어땠는지 본다면 미술 감상이 조금 더 쉽게 느껴질 것이라는 이 책의 조언에 전적으로 공감이 되었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모나리자>, <나폴레옹의 대관식>, <니케> 등 루브르를 상징하는 대부분의 작품이 있어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여드는 장소가 바로 ‘드농관’이라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갖고 있던 작품으로 주인공의 정체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채 추측만 난무한 상황이지만 가장 유력한 가설은 그의 어머니의 모습일 것이라는 추축이 있으며, 사생아로 태어난 그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의 모습은 그에게 가장 그리운 대상이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 과거 여행 당시에는 수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모나리자와 셀카를 찍으며 다음 작품으로 이동했지만, 다시 한번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여 <모나리자> 작품을 찬찬히 집중하여 감상해야겠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여행의 추억들은 갈수록 아득해져 간다. 최근에는 여행이 너무 그리울 때마다 여행 관련 책이나 해외 미술관 관련 서적들을 보며 코로나 종식만을 기다리며 여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마침 언론에 프랑스에서 우리나라를 격리조치 없이 입국이 가능한 녹색국가로 지정하였다고 하고, 21년 말까지 국내 백신 접종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니 머지않아 세계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상당히 기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