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치지 않는 삶 - 웨인 다이어의 노자 다시 읽기
웨인 W. 다이어 지음, 신종윤 옮김, 구본형 / 나무생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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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道德經은 고대 주나라의 수도 洛陽에 살면서 왕국 서고 관리 일을 했던 노자에 의해 쓰였다고 한다. 전쟁 기간 동안 점점 쇠락해가는 나라를 지켜보던 노자는 결국 서쪽 사막으로 길을 떠났다. 그렇게 떠난 길에서 노자의 명성을 알아본 함곡관의 수문장 윤희가 가르침을 글로 남겨달라고 부탁했고, 그로 인해 5천여 자로 이루어진 <道德經>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역사에 우연히 없듯이 후세에 남을 교훈은 거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혼란기나 격동기에 고통스러운 삶으로 힘들게 살아갈 때에도 좌절하지 않는 선각자들에 의해서 시대의 명저가 나오는 것 같다. 사마천의 <사기>도 漢나라 때 흉노에 투항한 장수 이릉을 변호하다 무제의 노여움을 사 생식기가 제거되는 혹형인 宮刑을 당하고, 절치부심해 <사기>라는 대작을 남기게 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노자가 말하는 ‘道’는 신비스러운 우주의 기원이나 깨달음의 결정으로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당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철학적 사유가 빚어낸 관념의 정화라고 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요 트렌드 또는 프레임으로 ‘고령화’는 모든 선진국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이 인구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우리나라도 2026년이면 도달한다고 한다. ‘여성의 역할’은 교육 기회의 확대로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여성의 참여가 급증하고, 이에 반비례하여 결혼을 기피하고 출산율은 현격히 줄어들었으며 아이를 낳아 기르는 재생산 모델에서 서로에 대한 독립성이 존중되는 일종의 이중 공동체로 모델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로하스 LOHAS’는 소비 측면에서 개인의 건강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 환경 및 새로운 가치를 중요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트렌드를 다 갖추고 있는 老子의 <道德經>은 인생을 살아본 자의 달통한 삶의 지혜로 가득하다. 애쓰지 마라. 결국 네 운명대로 살게 될 것이다. 운명이 이끄는 대로, 살아지는 대로 살아보라고 가르친다.


現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未來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진대 오히려 ‘學古創新’이라는 옛것을 배우고 읽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의미가 더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에 부응하여 노자의 도덕경은 좋은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이 책은 한자권에 속하지 않은 서양인의 시각에서 도덕경을 풀이하고 번역된 저서라는 점에서 참으로 독특하다 생각하여 읽기 전부터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대다수의 동양 고전 책들은 한자 원문이 다수여서 책을 읽는데 다소 압박감이 있었는데, 이 책은 1~81장으로 나누어져 한자를 쓰지 않고 한글로 되어 장마다 정독하며 음미하고 풀이를 읽어보면 이해가 쉽게 다가왔다. 유대인이 즐겨 읽는 탈무드, 중국인이 옆에 두고 자주 읽는 채근담처럼, 이후에도 삶을 살아가다 필요한 장을 찾아서 책 제목같이 ‘치우치지 않는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자주 읽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老子는 산 것은 부드럽고 죽은 것은 뻣뻣하다고 말합니다. 태풍이 거세고 불어 모든 나무가 서 있기도 힘든 듯 흔들릴 때, 흔들림 없이 굳건히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보입니다. 그 나무는 분명히 죽은 나무일 것입니다. 살아 있는 나무는 바람에 흔들립니다. 하지만 죽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살아 있어야 흔들리고, 살아 있는 것이어야 부드럽습니다. 마치 生者必滅처럼 이 세상에 유아독존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은 없으리라 판단한다. 세상사 사물을 판단할 때 유연한 사고로 옳고 그름, 흑과 백 이분법적인 판단을 지양하고 새는 좌, 우 날개로 나는 것처럼 균형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어>의 첫 글자는 ‘學’, <도덕경>의 첫 글자는 ‘道’로, 僞學日益 爲道日損은 배움을 행하면 날마다 보태지고, 도를 행하면 날마다 덜어진다. 이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급변하는 시류에 휩쓸리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공부하고 수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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