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트 트립 - 일생에 한 번은 중세 미술 여행
김현성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서양 예술계의 슈퍼스타요, 서양회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화가 조토 디본도네(Giotto di Bondone)를 중심으로 조토 루트를 따라 이탈리아 3개 지역 '아시시-피렌체-파도바'의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그의 출세작 성 프란치스코 일대기를 그린 스물여덟 점의 연작 벽화가 있는 아시시를 시작으로 시민들의 삶과 정치가 뒤엉키며 르네상스 양식의 꽃을 피운 중세 회화의 보물창고인 피렌체와 조토가 전성기에 남긴 것으로 3년간 그림을 그리고 중세 회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예술품인 38점의 벽화가 있는 파도바로 미술 여행을 떠난다. 세 도시의 미술 여행 여정에 따라 중세 예술가의 주요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부여한다.


조토 루트를 통해 작가처럼 조토와 중세 미술에 특별히 엄청난 감동을 느낀 건 아니지만 삽입된 그림 설명으로 중세 미술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대개, 중세 미술은 투박하고 예술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 종교적인 주제가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에서 설명해주는 그림 역시 성화가 대부분이었다. 유럽 여행 시에 수많은 성당과 박물관에서 그나마 많은 성화와 벽화들을 접했었는데, 당시에는 단순히 감상하는데 그쳤다면 이 책을 통해 서양회화의 아버지인 조토에 대해서, 그리고 성화의 의미와 프레스코화나 템페라 같은 벽화를 그리는 방법이나 재료를 비롯한 중세 미술의 전반적인 지식을 얻게 되어 좋았다.


아시시는 소박한 마음과 청빈에 대한 의지로 옛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수준 높고 다양한 중세 벽화를 만나기는 흔치 않지만 가톨릭의 위대한 성지인 중세 회화 박물관인 성 프란치스코 성당! 연작 벽화는 격변하는 중세 시대상과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엿볼 수 있는 역사적 작품이다. 성 프란치스코의 일생을 그림으로써 유럽 가톨릭 세계에 조토의 이름이 각인되어 현재는 아시시의 자랑이 되었다. 역사 속의 장소들이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 정말 경이로웠다. 중세 유럽 문명의 절정인 르네상스 예술의 발상지인 피렌체! 시민들의 꿈이 빚어낸 도시이고 그 안의 예술작품에 투영된 조토와 그의 제자들이 있다. 조토의 초기작인 유명한 십자가상과 성당 벽화들 그리고 그의 제자와 추종자들이 그린 작품들로 가득하다. 수많은 성당과 수도원, 개인 궁전이 많아 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미술 도록이다. 조토가 가장 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산타 크로체 성당! 시대순으로 전시관을 운영하며 피렌체의 거대한 미술관의 한 부분이자 하이라이트인 우피치 박물관! 과거에 피렌체를 방문했을 때, 시간적 여유가 없어 우피치 미술관을 방문하지 못했던 것이 정말 아쉬웠었다. 기회가 돼서 피렌체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방문해 보고 싶다.


중세 회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예술품인 서른여덟 점의 벽화가 있는 파도바! 스크로베니 집안의 가족예배당이자 엔리코 자신과 아내의 묘를 안장하기 위한 곳으로 성모마리아에게 봉헌하는 스크로베니 예배당! 조토가 3년여에 걸쳐 제자들과 벽화를 완성하는데, 마리아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의 일생, 마리아의 일생, 예수의 탄생과 선교, 수난과 죽음, 부활, 승천, 성령강림의 내용인 38점의 벽화로 조토주의 양식을 완성한 것이다. 조토는 스크로베니 예배당의 벽화를 통해 화가가 세상을 어떻게 표현해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중세 시대에 조토가 이룬 큰 업적은 그림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서양회화의 출발을 알린 역사적인 장소인 이곳은 벽화 보존을 위해 38점의 벽화를 보는 관람시간이 15분으로 제한되어 있어 직접 가서 관람한다면 다소 아쉬움이 있을 듯하다.


작가의 말처럼 그림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그 작품을 꾸준히 접하면서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는 것이 진정한 미술작품 감상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세월이 흐르며 여러 상황에 노출됨에 따라 작품들이 부식되기 쉬운데 작품들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게 보존처리를 잘해서 후세에도 이처럼 훌륭한 작품을 접할 기회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회가 된다면 아시시-피렌체-파도바로 이어지는 조토 루트로 여행하면서 책에 소개된 작품들을 직접 감상하면서 중세 미술 여행을 해보고 싶다. 다소 생소하고 중세 미술만을 단독으로 접할 기회가 전무한데, 중세의 수많은 화가와 성화를 접하게 해 준 저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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