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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장자 - 자연스러운 삶을 갈구하면 장자가 들린다 ㅣ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읽어야 할 시리즈
장자 지음, 박훈 옮김 / 탐나는책 / 2019년 12월
평점 :

치열한 삶을 살다가 나이가 들어 은퇴할 무렵이면 누구나 자의 삶을 한 번쯤은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꼭 은퇴할 무렵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종종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상황과 연령에 맞게 삶을 조정해 갈 수 있다면 참으로 바람직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장자는 여러 문장을 통해 '욕심을 버려라' 그럼 간절히 바라는 것에 자연스레 다가갈 것이며 내가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마음이 크지 않아 상처가 되지 않는 깨달음을 주고, 돈이나 지위, 명예의 욕심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아서 인격적으로 완성된 세상을 사는 도리를 터득함으로써 명예나 과욕 모두가 외적인 것이므로 오히려 담백한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라고 했다.

소요유(逍遙遊) 편에서 '소요유'란 마음 가는 대로 아무것에도 얽매임이 없이 모든 것을 초월하여 아무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이리저리 자유로운 세계에서 자유를 누린다고 말했다. 제물론(齊物論) 편에서 '제물'은 평등한 견지에서 만물을 관찰한다는 뜻으로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관을 초월하여 높은 견지에서 볼 때, 모든 사물은 한결같이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온 천하의 모든 사물과 이치를 평등하게 본다는 만물제동(萬物齊同) 사상을 피력한다. 즉 만물이 하나라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세상의 온갖 사물이나 말들은 모두 하나라고 본다. 양생주(養生主)편에서 '양생주'란 '삶을 길러 주는 주인' 이란 뜻으로 우리 몸이란 생명에 부수되어 있는 것이며, 마음이나 지각은 또 신경 작용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몸이나 마음은 모두 생명의 주인이 될 수 없으므로 자기 몸이나 마음에 따라 움직이는 일없이 언제나 자연을 따르고 사물을 거스르지 않을 때 비로소 행복한 인생의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인간세(人間世) 편에서 '인간세'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란 뜻으로 거기엔 사회적 생활을 전제로 한다. 인간은 산림에 은둔하거나 구릉에 누워 고독하게 살 수 없으며, 무수한 변화의 연속임을 알아야 하며, 그 변화에 순응하면서 자기 몸에 누를 초치하지 않는 처세 방법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어지러운 난세에 처하여 모든 사물을 대할 때 명성은 구하지 말고 자기의 덕행은 숨겨야만 자기 몸을 보전할 수 있다고 한다.

덕충부(德充符)편에서 많은 불구자를 등장시켜 덕의 충실 여부에 따라 외형이 결정되며 육체의 건전 여부보다 덕의 내실을 강조했다. 곧 마음속에 덕이 충만하면 그 부험이 밖으로 자연히 증명되어 나타난다고 하였다. 대종사(大宗師) 편에서 '대종사'란 크게 높여야 할 스승이라는 뜻으로 '도'를 가리킨다. 도는 곧 자연이다. 비록 하늘과 땅이 넓고 삼라만상이 그 안에 있다 할지라도 받들어 본받을 것은 무심이요, 무위란 뜻이다. 응제왕(應帝王)편에서 무심한 가운데 자연의 변화에 맡기는 자라야 제왕이 될 수 있다는 제왕의 도를 설파했다. 무위자연의 도를 체득하여 말하지 않는 가르침과 보이지 않는 덕화로 정치를 베풀면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지고 백성은 제왕의 덕을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는 이상적 제왕을 설정하여 이론을 전개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은 어려움과 난관에 부딪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일이 더욱 어려운 지경에 도달할 때가 부지기수인데 이럴 때마다 차분한 마음으로 현실 속의 상황을 주시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 나간다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저자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전을 다소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고전을 완독하고 완벽히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고전의 한 구절에서라도 삶의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고전 시리즈들도 종종 탐독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