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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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낳은 후 3개월 만에 산후정신증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입원한 주인공. 정신증은 우울증과는 다른 것이다. 우울은 신경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면 좀 더 경한, 심한 정도가 덜한 질병이다. 그러나 신경증은 우울보다 좀더 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고가 왜곡되고, 언어의 붕괴가 나타날 수도 있다. 환청이 들리기도 하니 너무나 고통스러운 병이다. 그러한 병을 출산 후에 겪었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캐서린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덤덤하게 하지만 자세하게 기술했다.

이러한 작품을 낼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화가 났다. 나는 내가 '매맞는 여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한 적 없었고, 나를 그런 여자라고 여기지도 않았다. 그저 우리 관계가 복잡하다고만 생각했다. 드루는 나를 사랑했다. 너무나 사랑했는데 내가 까다롭게 굴었다.

네 눈동자 안의 지옥 90p





어렵다. 어렸을적 아버지의 폭력, 남편의 폭력. 그게 다 그녀만의 탓일까.



캐서린은 한국계 미국인이며 미국에서 태어났다.

제발 우리 나라도 마음이 힘든 것 때문에, 마음이 멍든 것 때문에 치료 받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기를

또 한 번 빈다. 내 잘못이 아니다.



캐서린 잘못도 아니고 내 잘못도 아니다.



세상이 더 바뀌어야 한다.

그러려면 이런 책이 더 많이 읽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귀한 책을 나도 읽게 됐구나.

고맙다. 감사하다. 계속 생각하며 울컥하며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감사했다. 정말.



호텔의 시간이 왜곡되었다. 내 눈에 같은 상황이 반복해서 보이기 시작했다. 내 현실 감각은 조각조각

해체되었고, 마치 내가 계속해서 기억을 복사하는 것 같았다. 단지 그 기억들이 매번 조금씩 달랐을 뿐이다.

네 눈동자 안의 지옥 294p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있는 그대로 같이 있어주는 경험을 이 책을 통해 할 수 있다.



내 주변에도 우리 주변에도 어디에나 마음이 힘든 사람은 있다. 내가 힘들 때가 올 수도 있다. 그때 이 책을 기억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책장을 덮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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