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하는 소녀 엘라 메이 빨간콩 그림책 3
믹 잭슨 지음, 안드레아 스테그메이어 그림, 브론테살롱 옮김 / 빨간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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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메이는 호기심 많고 개성 만점인 아이다. 

공룡도 좋아하고, 딱정벌레도 좋아하는 엘라는 배 위에서 엄마와 함께 산다. 

하루는 엄마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라"는 말에 엘라가 꽂힌다. 

엘라는 새로운 일 중 거꾸로 걷기에 도전한다. 

다음날이 되어서도 엘라는 거꾸로 걸으며 거꾸로 책을 보았고, 거꾸로 잠이 들었다. 

더 잘 거꾸로 걷기 위해 거울 장치까지 만든 엘라는 사람이 많은 거리를 걷게 되는데...


엘라메이의 엉뚱한 도전은 아이들이 주로 하는 행동 중 하나다. 

그런 도전을 했을 때 아이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상하다고 나무라지 않고, 다름을 지적하지 않고, 그냥 함께 걷는다. 


이 그림책은 따뜻하다. 

다름을 배척하지 않고, 인정하고 같이하는 태도뿐 아니라,

엘라 메이의 인종은 백인이 아니고, 편부모 가정이며, 멀쩡한 건물이 아닌 통통배가 집이다. 

휠체어를 탄 남자 노인, 머리가 흰 아줌마, 다정하고 정치가 큰 남자까지,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책에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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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나라 고양이 국회 작은 곰자리 44
알리스 메리쿠르 지음, 마산진 그림, 이세진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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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다. 

코로나여서 그런지 선거 운동은 잠잠해 보이지만 티비만 틀면 시끄럽다.

'의원'을 직함 뒤에 붙이면 우리나라에선 왜 그렇게나 오만한지 모르겠다.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들라고 뽑아놨더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미루고, 하지만 자신을 위한 법안은 채택하고 자기들 배를 불린다. 

이 시국에 적절한 그림책이 나왔다. 

생쥐나라에 고양이 의원이 후보로 나온다.

고양이가 다스리는 생쥐 나라는 생쥐들이 살기엔 힘들었다. 

적폐 청산한다고 다른 후보가 나오는데 색깔만 다르지 '고양이'다.

생쥐들은 이리 휘둘, 저리 휘둘리며 색깔만 다른 고양이를 계속 뽑는다. 

어느 한 생쥐가 말한다. "생쥐를 뽑는 건 어때?"


정치인 특유의 말장난과, 그 나물의 그 밥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위로하는 모습까지, 

재치 넘치는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생쥐 나라 고양이 국회>, 매 문장에 밑줄을 치게 한다.

"잠깐, 나는 딱히 고양이를 싫어하지는 않아. 우두머리들은 꽤 괜찮은 친구들이었어. 꽤 좋은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고. 뭐, 실은 고양이들에게나 좋은 법이었지만 말이야. 고양이에게 좋은 법이 생쥐에게도 좋으리라는 법은 없잖아."

"생쥐들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워졌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제 더는 못 참아!" 생쥐들은 비명을 질러 댔어."

"생쥐들은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를 반반 섞어서 뽑기도 했어. 그러고는 '연립 정부'라고 불렀지."

"알겠니? 문제는 털 색깔이 아니었어. 고양이는 고양이라서 문제였던 거야."

그렇다. 문제는 털 색깔이 아니라는 거다. 고양이는 고양이라서 문제다.

이번 총선에 아이와 같이 읽어볼 책으로 강력 추천하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투표장에 가서 "생쥐"를 뽑으리라 다짐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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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Dear 그림책
미하우 스키빈스키 지음, 알라 반크로프트 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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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보다 약간 큰 노트 크기의 책입니다. 표지에 푸른 하늘과 들판, 흔들리는 나무가 보입니다.  

첫 장을 넘기면 실과 호치키스로 엮은 낡은 종이가 나옵니다

"그때 나는 여덟 살이었다. 

방학 내내 공책에 하루 한 문장씩 일기를 썼다. (...) 

나는 아직도 그 공책을 간직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일기로 만든 그림책이라니!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쟁을 겪으며 쓴 어린이의 하루 한 줄이라 특별합니다. 

전쟁 일기를 왜 읽는 걸까요? 아마 어린 시절 읽었던 '안네의 일기'와 결을 같이하겠죠. 

어린 작가가 겪은 전쟁의 문장은 진실한 울림이 있습니다. 

"1939.7.28.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다.

1393.8.24. 동생과 탁구를 치고 놀았다.

1939.9.6. 우리 집 가까이로 폭탄이 떨어졌다.

1939.9.9.비행기들이 계속 날아다닌다.

1393.9.11. 대포 쏘는 소리가 들린다."

한 문장은 짧지만, 힘이 있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고,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줍니다.


더하여 이 책엔 서정적인 그림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그림 작가는 올해 볼로냐 도서전 라가치상도 받았네요. 

코로나로 인해 볼로냐 아동 도서전이 취소되었습니다. 

꽤 많은 사람이 죽었고, 집에 숨어 있어야 하고, '전쟁 난 것 같다'는 표현도 들립니다. 

혼란스러운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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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 2020 화이트 레이븐즈 선정도서 그림책이 참 좋아 64
김성미 지음 / 책읽는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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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라면 알겠지만, 고양이도 인사를 한다. 고양이 둘이 만나면 서로 코 뽀뽀를 하거나 눈을 꿈뻑이는데, 이는 고양이 세계에서 인사다. 빤히 쳐다보며 인사를 하지 않으면 싸움이 붙는다. 인사를 건너뛰는 건 고양이 사회에선 싸우자는 거다. 

필자는 초등 저학년 때 웃어른께 인사를 잘하던 아이었다. 어느 날은 모르는 할머니가 인사를 해주어 고맙다며 돈을 쥐여주기도 했다. 인사 로봇이었던 필자가 자라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대체로 반항기인 남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장난치다 쓴소리 들으면, 계단이나 복도에서 단둘이 마주쳐도 인사를 안 하고 간다. 분명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지만, 보통의 아이들처럼 "안녕하세요~!" 를 않는다. 아마 소심한 복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아는 얼굴이면 반자동으로 인사하던 필자도 언제부턴가 상처받기 싫어서 먼저 인사 안 하기를 홀로 다짐했다. 사람끼리 인사는 지나쳐도 싸움은 안 나지만 서로 찜찜해지기 좋다. 그런 복잡 미묘한 사회적 행위 '인사'를 작가는 잘 포착했다. 


표지부터 눈길이 간다. 주인공 캐릭터의 눈을 보라. 분명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데 눈동자는 서로를 흘긋 쳐다보고 있다. 하지 않았더니 무언가 불편하고, 의식하게 되는 것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빨간 여우 아이의 옆집에 파란 늑대 어른이 이사 온다. 처음엔 각자의 사정으로 인사를 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그 뒤에는 서로 오해를 하게 되어 인사를 하지 않는다. 오해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버스 안에서 대면하게 되는데...! 결국, 서로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될까요? 

책을 다 읽고 덮으면 한 편의 만화나 웹툰을 본 느낌이다. 하지만 말풍선도 없고, 칸도 없고, 그림책 형식이므로 새로운 표현기법으로 칭해도 되지 않을까? 그림책툰 같은 거 말이다. 절제된 색상은 주인공을 따라가는 힘을 준다. 디테일을 보는 재미도 있다. 주인공이 사는 도로명 주소는 '마음대로' 이고, 거리의 간판과 풍경도 아기자기하다.


인사를 망설이는 아이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더불어 먼저 인사하다 씹혀 상처받은 어른에게도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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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온 작은 돌 작은 곰자리 43
시오타니 마미코 지음, 이수연 옮김 / 책읽는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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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곰' 출판사에서 신간이 나왔습니다. 

저는 '책 읽는 곰' 출판사의 안목을 좋아합니다. 

일정 수준에 도달한 사도 후회 없는 그림책이 많이 나오거든요.. (제 취향, 백희나 작가님, 꽃에서 나온 코끼리, 구도 노리코 시리즈..)

이번에도 저의 취향을 맞춤한 그림책이 나왔네요. 


하늘에서 돌이 떨어졌습니다. 보통의 돌과는 다르게 중력의 법칙을 거부합니다. 

엄마에게 물으니 그런 돌이 어딨냐는 핀잔만 받습니다. 

<아이는 진실을 숨기고 매일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돌 수집에 들어갑니다. 

돌은 말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동동 떠 있을 뿐이지만, 아이는 돌의 목소리에 기울여 합체를 도와줍니다. 


단색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세밀한 선묘화로 이루어진 그림책은 모든 페이지가 작품입니다.

연필로 그려서인지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라 읽고 나면 심신이 편안해집니다.


아이들과 독후활동 해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돌이 떨어지면 무엇을 해볼까?',

'돌이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걸 도와줄 것인가?',

'돌이 지구 멸망을 불러올 수 있는 건데 합체시켜도 될까?',

'나라면 주위 사람들에게 알렸을까 아니면 혼자만 알고 있을까?',

다른 행성에는 어떤 종류의 외계인이 살고 있을까?' 같은 철학적 질문도 해 볼 수 있겠고요.

상상하게 해주는 그림책, <하늘에서 온 작은 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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