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바람이 되어 어린이를 위한 인생 이야기 15
아라이 만 지음, 노경실 옮김, 사타케 미호 그림 / 새터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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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바람이 되어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그곳에 저는 없답니다. 

잠자고 있지 않답니다. 

 

천의 바람으로 

천의 바랑이 되어  

저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답니다. 

 

가을에는 했빛이 되어  

밭에 내리쬐고 

겨울에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됩니다. 

 

아침에는 새가 되어 

당신을 눈뜨게 하고, 

밤에는 별이 되어 

당신을 지켜줍니다. 

 

제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거기에 저는 없답니다. 

죽지도 않았답니다. 

 

천의 바람이 되어 

저 큰 하늘을  

날아다닌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길가에 걸었던 현수막이 생각납니다.추모음악회의 이름이 '천의 바람이 되어'였습니다. 이 동화책을 읽고 나서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름답고 슬픈 시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책 재미나게 쓰시는 노경실 작가가 번역한 것도 새로운 느낌이었지요.  그림도 잔잔하고 서정적이어서 보는 내내 눈가가 말개집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낸 사람이 이제 딱 죽고만 싶을 때, 이 시는 속삭입니다. 

나 여기에 천개의 바람으로 살아서 

너와 함께 있으니 

두 팔을 벌려 나를 안고 

눈을 감고 나를 느껴봐 

난 언제나 너와 함께 

여기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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