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 전10권 세트 - 반양장본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의 역사 속에 살아있는 생명력 질긴 민초들의 이야기가 가슴 울리는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한국전쟁이 남긴 비극이 무엇이었으며 그 분단체제를 단단히 유지하며 이룩한 경제발전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간략하게 시기와 내용만 요약해서 알고 있었던 4.19,5.16,10월 유신, 광주민주화 운동등을 내가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흥분으로 읽어 나가면서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땅의 역사에 너무나 무관심하고 소극적이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민족분단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아프고 쓰린 삶을 내리물림하고 있는지, 가난 때문에 경제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인생전체를 담보로 맡겨야 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반면에 양지식물처럼 정권의 양지에 붙어 우리나라의 미래는 전혀 생각지 않고 대대손손 박쥐의 삶을 살면서 부와 명예를 누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분개하기도 했지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초등학생들이 나누는 말을 들었습니다.
'통일 되는거 난 싫다.'
'나두야, 우리끼리 잘 살고 있는데 북한 애들 내려오면 골치아파.'
외국어학원 가방에 음악학원 악기까지 둘러맨 저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정말 큰일이다 싶더군요. 그렇게 자라게 한 건 모두 우리 어른들의 잘못일텐데 저 아이들이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읽으며 자란다면 우리 역사, 분단에 대해 올바른 시각과 생각을 갖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하철이나 자동차를 타고 무심히 지나치거나 그저 야간 조명이름답다고만 생각하던 한강이 이젠 달리보입니다. 그 도도한 흐름 속에 역사의 진실을 담고, 슬프고 아프고 가슴 과거와 민초들의 질박한 삶을 담고 민족이 하나되는 미래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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