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X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
엘리자베스 아체베도 지음, 황유원 옮김 / 비룡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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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딸인 것을 안 날, 남편과 예쁜 원피스를 샀다.

'여자답게' 혹은 '그런 건 안 돼.' 살면서 자주 듣고 거부감이 드는 말이었지만, 나 역시 딸아이가 ‘여성’스럽고 조신한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건 누가 정한 규칙일까? 정답이란 게 있을까? 우리가 정답이고 지켜야 한다고 믿는 무언가는 누가 정한 걸까?

시인X는 편견과 침묵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색으로 맡서야 함을 보여준다.

시인X의 본명은 시오마라이다. 도미니카 출신의 이민자인 이 여자아이는 남자를 멀리하고 종교에 갇혀 사는 엄마 밑에서 자신을 숨기며 산다.

하지만 숨기기엔 자신의 색이 뚜렷하고 모든 일에 거침이 없으며, 내면의 목소리에 주목할 줄 안다.

인생 최초로(?) 자유와 행복을 느끼게 해준 남친을 만나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로 표현하고 낭송하면서 탈출구를 찾는다.

시오마라를 이해하지 못 하는 엄마와의 갈등도 종국엔 해결된다.

등장인물 중 쌍둥이오빠도 생각지 못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데, 역시나 책의 메시지를 잘 담은 캐릭터이다.

처음엔 여성의 권리에 대한 책일까? 생각했는데, 틀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어린이 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짧지만 강렬하고 심오하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쉬웠다. 책이 끝나가는 게..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절대 안돼, 절대 안 돼”라고 했던 모든 말들이 두려움에서 줄기를 뻗었다는 걸, 하지만 심지어 그 말들도 나를 멈추게 할 순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 이상은.

성적 편견, 왜곡된 시선에 갇혀 스스로를 감추고 억누르는 어리석음을, 시인X의 메시지로 깨달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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