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노래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3
김동훈 옮김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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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악마의 내기로 인해 한 순간 무너져 내리는 인간의 삶.
이 사실에 대한 부당함과 참혹함으로 늘 절규해 왔건만..
이제 <욥의 노래>에서는 노래 한다.
삶의 신비란 결국 인간이 비극적 삶에 대하여 수용하고 겸손해질 때 비로소 재기의 희망을 껴안을 수 있다고!!
소중한 보석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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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다구리 2016-05-27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욥의 노래>가 영화 곡성과 뭔가 통하는 점이 있네요.
http://blog.aladin.co.kr/748481184/group/2604100, 특히 이 블러그에 소개된 다음과 같은 말에서...

˝종구에게 종말이 닥쳐온 순간, 신은 무력하게 어두운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있을 뿐입니다.(무명을 신으로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영화에서 가장 먼저 경계를 넘는 자라는 것. 그리고 `금어초`로 경계를 만드는 자라는 것 때문입니다. 경계를 초월하고 짓는 것은 신의 대표적인 속성이죠. 그녀가 종구에게 `아이의 아비가 죄를 지어`, `의심` 운운 한 것도 그녀가 신이라는 것을 드러냅니다. `아이의 아비`는 성경에서 흔히 나오는 표현 방식이고, 죄와 믿음은 종교에서 신의 권위를 위해 가장 강조하는 것들이죠. `욥기`에서 왜 자신이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냐고 욥이 묻자 전혀 알 수 없는 대답을 하여 욥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신처럼 무명 역시 그렇게 대답합니다. 종구는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신의 대답은 인간의 이해를 위해서가 아니라 신의 권위를 드러내는 데 더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욥`에서 신이 자신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는 것처럼. 하지만 그 신조차 무력합니다. 손까지 잡았는데도 종구의 비극을 막지 못합니다. 무기력하게 쪼그리고 앉은 모습이 우리가 영화에서 마지막 보는 신의 모습입니다. 그것은 곧 어둠에 먹힐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없습니다. 영화 초반의 유모차와 마지막 효진의 모습에서 미래마저 없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남은 것은 이 끔찍한 지옥으로서의 현재. 종구는 언제가 효진에게 했던,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어버린 말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면서(아마도 이름이 종구인 것은 이런 중얼거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마지막 장면의 그를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끝내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