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욕망은 어떻게 될 까? 다시 입구로 되돌아 갈까. 아님 공중분해 되 버리는 걸까. 랭보의 그 아찔한 열정들은 출구를 못 찾고 헤매이다가 '시'라는 수증기를 남긴 체 액화 되버린다. 이지러진 태양 젖을 머금은 육감적인 나무에는 랭보의 새 빨간 사과가 달려 있다. 고대의 그 수줍고 성스러운 여신들이 사과를 베어먹고는 탐스런 육체의 화신이 되어버린다. 오르가즘을 연발하는 빈번한 감탄사가 입고 있는 고색창연한 고어체는 흡사 마돈나가 입고 있을 검정색 정장을 연상케 한다.
나는 결코 그이의 시들을 이해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이의 광적인 갈증과 고통스러운 섬세함이 내 몸 구속 어딘 가에도 생체기를 남기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뜨거운 바다에 누워 속수무책으로 하늘을 바라 보라. 그 순간의 까막득한 어지러움과 출렁임이 바로 랭보를 만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