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하고 24시간 붙어지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이는 심심해하며 칭얼대는 횟수가 많아졌어요. 심심하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심심한게 세상에서 가장 슬픈 아이가 저희집 아이인데, 저희집에는 티비도 없고 영상도 보여주지 않는데 게다가 장난감도 많지 않으니 아이도 저도 심심함과 싸워 이겨내야만 했지요. 겨울이 되고 추워지자 아이는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게 되서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야했어요. 저는 밖으로 다니면서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고 이런 활동 위주의 육아를 해왔던 엄마여서 집 안에서만 지내는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이가 밖에를 안나간다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더라구요. 무언가를 멋지게 만들어 놀이활동을 해 줄 솜씨는 없어서 집안의 소품들과 책들로만 심심함을 이겨내야 했는데 그게 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고, 나는 왜 이렇게 재미가 없는 엄마사람인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심심한 건 슬픈게 아니고 나쁜게 아니라는 걸 이야기 나누게 됐어요. 네 살 아이가 이 책의 내용을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건 아이를 너무 어리게 생각한 제 기우였답니다. “심심한 건 슬픈게 아니래~ 심심할 땐 ** 할까?” 이렇게 말하는 아이는 책을 다 이해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마지막에 나와있는 이보연 소장님의 코멘트를 보며 마음에 위로를 얻고 걱정을 덜게 됐어요. 심심함은 두렵고 피하고 싶은 쓸모없는 감정이 아니라 아이의 뇌에 휴식을 주고 창의력과 자기 주도성을 발달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더라구요. 아이가 심심함을 느끼고 스스로 할 것을 찾고 놀 것을 찾아내는 그 과정이 중요하고 말이에요. 아이가 집안 곳곳의 소품을 활용해서 놀이를 만들고, 바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참 동안 바라보고, 천장의 그림자를 보고 공룡이 나타났다! 고 외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함께 읽은 보람이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