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시간 엄마 냄새
이현수 지음 / 김영사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키우며 수많은 육아서들을 읽어댔다.

 

무슨 놈의 육아서들이 그렇게 주장이 제각각인지. 엄마들에게 유명짜하고 베스트셀러인 육아서들의 내용은 대부분, 뭐 매일 책을 이용해 읽어주기를 했더니 자기 아이가 언어발달이 빠르고 글자를 빨리 떼었다는 내용들.....

 

온갖 육아서들을 읽으며 전문가가 아닌 '내 아이 내가 이렇게 키웠더니 잘컸더라' 는 식의 내용의

일반화하기도 어려운 책은 더 이상 읽지 않기로 했다.

 

왜냐면 그 시기의 아이의 발달에 일반적으로 적합한 방법도 아닌 것들이 있을 뿐더러, 

그 엄마조차도 아이의 기초 발달과정의 기본을 모르는 등 오류가 많다. 

그저 '아이가 잘나서' 엄마가 성공한 것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엄마 냄새', 이 책은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육아관과 너무 일치해서 놀랐다.

아이가 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만3세 이전에 정서적인 안정을 획득했을 경우에

이후 인지적 발달은 덤으로 따라온다는 것....

 

오늘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휴직으로 인한 3~4년간의 경력 단절과 

맞벌이 때보다 빠듯한 수입을 감내하고

남들은 돌도 되기전에 다니는 그놈의 공짜 어린이집도 마다하고

하루종일 내 품에서 아이를 키우며, 힘들지만 내 교육적 소신을 지켜온 것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받은 것 같다.

 

이땅의 많은엄마들이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힘들어

어린이집이라는 남의 손을 빌리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좀처럼 통제가 안되는 우리 아이, 엄마 홀로 하루종일 돌본다는 것 참으로 쉬운일이 아니라서

엄마들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어린이집으로 아이들을 보내놓고

아이가 엄마에게 울며불며 매달리지 않으면 우리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다고 안심한다.

 

엄마마다, 아이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기는 최대한 늦추고,

보내는 시간은 최대한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다.

 

엄마의 휴식 시간 확보와 엄마의 행복을 위해 어린이집을 일찍 보내도 상관없다는 식의 책은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내용을 쓴 책의 저자는 어린이집 협회의 무슨 사주라도 받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만 3세 이전의 아이는 엄마와 떨어져 세상을 상대하기에 벅찬 시기이기 떄문이다.

 

더구나 고만고만한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이 모여있는 어린이집의 좁은 교실안에서

자기와 똑같이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을 상대하며,

나의 보석 같은 아이가 엄마 없이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어린이집에 보낼 마음이 정말 들지 않는다.

만 3세가 지나 서슴지 않고 세상으로 나아갈 때까지 기다려줘도 충분하다.

 

특히 저자의 말처럼 요즘 가정들은 절대 빈곤상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돈이 부족해 어쩔수 없이 맞벌이를 선택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밤늦게까지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 사회에는 정말 독버섯과 같다.

 

오늘날 왕따 문제, 청소년 성범죄가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당장은 아이를 떼어놓고 한두푼 더 모을수 있어도,

후에 아이가 사춘기 때 모두 심각한 문제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 혹독한 댓가는 해당 부모와 우리 사회가 고비용으로 다시 치르게 될 것이다.

 

제발 이 사회와 젊은 엄마들이 '그냥 뭐 괜찮겠지' 하며

이땅의 미래인 아이들을 가지고 대규모 사회적 실험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랑스런 내 아이를 서둘러 기관으로 내몰지 말고, 제발 따뜻한 엄마의 품으로 돌려 보냈으면 한다.

 

가정의 물질적 풍요나 전업 엄마의 휴식 확보를 위해 아동의 인권은 희생되어도 되는 것인지

각 가정과 이 사회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보육의 짐을 사회가 나눠야 한다면, 이 사회는 무상 보육, 무상 보육 하며 어린이집의 수를 늘리기 보다는

어린 아이에게 엄마와 가정을 돌려줄 수 있는

<육아 휴직 보장, 아빠 출산 휴가 보장, 야근 없이 정시 퇴근하는 기업 문화>와 같은 정책의 꽃을 피워야 할 것이다.

 

삶의 철학으로서 물질주의는 인간에게 안정과 평화와 만족을 주지 못한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지금, 아이의 어린 시절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물질적 풍요보다 더욱 많은 행복을 내 아이와 우리 가정에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부모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이 세상의 많은 아이들이 내 엄마의 살냄새를 오래오래 맡으며,

부모의 존재로부터 무한한 에너지를 받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니까.

 

이땅의 많은 엄마와 예비 엄마들이 이 책을 꼭 읽고 아이를 키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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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bo 2021-09-05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3년에 쓰신 댓이지만 21년인 지금도 너무 공감가는 댓이네요. 이글에 이끌려 이책을 구매합니다. 책먹는 여우님도 필력이 장난아니신데요아직 읽기전이지만 책을 읽어야할 이유가 되었네요.
지금 현재 18개월 육아맘 가정보육중인데 주위에 모두가 어린이집을 가는데도 저의 교육소신을 지키며 딸과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는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