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은 것은 대학생 시절 지금으로부터 약 15년전의 일이다.  

 재판이 출간되어 다시 사서 읽어보다가 문득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이 책의 모든 글들이 사람들에게 쓰여졌다는 것이었다.  

홀로 사색한 글이 아니었다. 모두다 그 누군가에게 건네어진 마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감옥에 갇혀 이미 홀로인 그가 왜? 스스로 홀로임을 청하겠는가?  

그는 감옥에 갇혀있었지만, 그의 사색은 끊임없이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감옥에서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고 하였다. 그것은 다음아닌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을 

불러내어 앞에 앉힌 후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 일은 미안했다...그 일은 고마웠다... 

감옥에 갇힌 그의 마음은 때론 절절한 그리움으로, 때론 뒤늦은 아쉬움으로  

감옥을 뛰어넘어 시공을 초월한 만남을 갖고 있었다.   

사람은 그가 살아온 시간이 그 자신이라 한다. 또한 사람은 그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 

자신이라 한다. 이 책을 통해 한가지를 추가할 수 있겠다. 사람은 그 자신이 만나  

영향을 받아온 사람들 이 바로 그 자신이다.  

두 종류의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

감옥에 갇히지 않았으면서도 스스로 갇혀 사는 사람이 있고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사유로 자유할 수 있는 사람 

주어진 한계 내에서 사람이 이렇게 자유로울수도 있다는 사실에 감탄해마지 않는다.  

그의 깊고도 자유로운 사유는 공허한 이념이나 이상으로 떠도는 공상이 아니라  

 현실에 뿌리내리되 사물이 아닌 다사로운 인간 관계 속에 용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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