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음성
달라스 윌라드 지음, 윤종석 옮김 / IVP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하나님을 만난 체험을 나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곤 한다. 그것은 마치 오래전부터 나를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나의 뒤에서 내 전존재를 살며시 안아오는 것과 흡사한 느낌이었다. 나의 전존재가 그것을 지각했지만, 그가‘ 뒤에서’나를 안으셨기 때문에‘만남’이후로 나는 더더욱 그분을 가까이 만나고자 하는 갈망으로 하나님을 추구하는 삶을 살게 되었던 것 같다.

더욱 가까운 하나님과의 만남을 추구하면서 항상 중심에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분의 ‘음성’에 관한 것이었다. 성서의 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은 분명 그 분과 대화적 관계에 놓여 있었고, 우리 주님도 분명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요10:27)’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이미 그분의 음성에 대한 체험과 과정 가운데 있는 가운데서도 계속될 만큼 분명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음성」은 내게 그 분의 음성 앞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해 주었다.

저자는 본서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의 전반을 폭넓고도 깊이 있게 다루어 주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고 마음깊이 동의했던 부분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이란, 음성자체를 추구하기 이전에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와 교제 안에 놓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삶의 여정 가운데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해야하고, 그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한 부담 가운데 우리는 안전과 성공을 보장받고자 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품게 되는데, 그러한 목적으로 하나님의 음성 듣기를 구하는 것은 점장이에게 가서 묻는 것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살아간다는 틀 안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말은 매우 중요한 지적인 것 같다. 하나님의 음성이 초신자들보다 신앙적 성숙의 토대가 견실한 사람들에게 잘 들려진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요1:1). 하나님의 존재방식을 우리는 다 알 수 없으나 우리에게 계시된 바로는 그가 다양한 형태 중 <말씀의 형태>로 존재하시기도 하신다는 것이다. 말씀은 기록된 형태 외에도 ‘음성’으로 들려올 수 있다. 출애굽기 19장9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하나님이 <음성>으로 대답하시더라 ’이 말씀에 따르면 하나님은 음성으로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음성 아닌 다른 것으로도 말씀하시기도 하신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저자는 하나님과의 관계 가운데 음성으로 소통하는 것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잊지 않는데, 이것을 인정하는 것은 하나님의 무한하심과 그 분과의 교제의 풍성함을 <음성>이라는 것에 제한하는 오류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는 것 같다.

8장으로 본서는 끝이 날 수 있음에도 저자는 9장을 구성하여 정리와 당부에 해당하는 점검을 잊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그 분과의 사랑의 관계 안에서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며, 그럴 때에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실로 그렇하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믿음안에 거하는 삶이 청각으로 듣는 그 분의 음성보다 더더욱 확실한 또 다른 그분의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 가운데 거하는 성숙한 신앙 안에서 그 분의 뜻을 분별하고 그 음성을 듣는 것만이 전부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하나님은 지금 우리의 삶에 말씀하고 계시며, 하나님 자신과 그 분의 음성이 별개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는 저자가 본서를 저술 목적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을 배워야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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