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채무 관계 노란 잠수함 10
김선정 지음, 우지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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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우리는 그러한 순간에 함께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물론 혼자서 무엇을 한다는 게 좋지 않은 것이라거나 누군가와 같이했을 때보다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아니다. 그저 곁에 누군가 머물러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느껴지는 온기는 어쩌면 더 크게 와 닿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보는 것뿐이다.

 

 『우리 반 채무 관계라는 작품은 시원에게 빌려준 돈을 찾지 못하는 찬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찬수의 이 이야기가 보다 확장되어 찬수의 반 아이들의 채무 관계까지 알아보며,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채무 관계 회의를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다. 어떤 아이는 친구에게 맛있는 걸 사주고 또 어떤 아이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기도 하며, 또 다른 어떤 아이는 마음에 내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친구에게 무엇을 나눠주고 있다. 우리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우리의 성격, 취향 그리고 마음까지 다른 건 당연한 것이다. 앞서 적은 아이들의 모든 행동은 틀린 게 아니라 그저 다르다는 것이다. 절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모두가 다른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우리이기 때문에 필히 자신의 의견만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고, 내키지 않는 의견을 수용해야 할 때가 존재하기도 한다. 그래야만 이 사회에서 타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가 될 테니 말이다.

 마룡초등학교 3학년 3반 친구들은 아마 이번 회의를 계기로 어렴풋이 느끼지 않았을까 감히 예상해본다.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는 것도,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아야 하고 빛을 발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며 자신의 목소리와 함께 또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야 우리에게 채워지는 많은 소리가 평온하다는 것을 말이다.

 

 무조건적인 베풂과 무조건적인 함께를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회도 그 시간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으니까. 그저 내가 이 책을 읽고 느꼈던 건 어느 순간엔 혹은 어느 시기엔 혼자서 무엇을 해냈을 때의 마음보다 함께 무엇을 해냈을 때의 마음이 어쩌면 우리를 더 성장하게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에 찬수가 형식에게 괜찮아, 오백 원인데 뭐!”라는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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