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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 - 내 삶을 해치는 충동적 감정 다스리기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22년 4월
평점 :
최근 들어 부쩍 층간소음이나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끔찍한 살인사건이 빈번해진 것 같다. 도로에서 보복 운전으로 인한 폭력 사건도 심심치 않게 유튜브에 올라오는 걸 보면 사람들이 점점 더 조급하고 난폭한 성향으로 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 시점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이다. 조금만 더 자제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사건이 많아 아쉬운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한 3년 전인가 경영 컨설턴트이자 작가인 한효신 박사님께서 올바르고 현명하며 의미 있는 삶의 길을 제시한 저서 『정말 그렇게 살 건가요』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라는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제목의 신간을 출간하여 무엇이 확 까칠해졌는지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책의 부제인 ‘내 삶을 해치는 충동적 감정 다스리기’를 보니 대충 책의 내용을 감(感) 잡을 것 같다. 저자는 ‘감정의 포로에서 벗어나려면’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이미 이 책의 주요 내용을 다소 길고도 상세하게 정리해 놓아서 성미가 급한 분들은 서문만 읽어도 어디 가서 이 책을 읽었다고 해도 될 듯하다. 부제와 서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감정(感情)’은 한 개인의 삶의 질과 만족도, 인간관계, 행복, 성공, 건강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감정을 느끼고 수용하고 처리함에 있어서 사람들은 긍정적 감정의 표현보다 부정적 감정의 표현이 더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말하며, 이것은 장구한 세월 동안 진화를 겪으면서 물려받은 유산인 바 짜증, 화, 신경질, 분노, 냉소, 반감, 모욕, 비아냥, 원한, 시기, 질투, 심술, 미움, 원망, 증오, 저주, 두려움, 위협, 불안, 공포, 혐오, 적개심, 경멸, 불신, 업신여김, 희롱, 따돌림, 천대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여기서 오늘날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고 걸림돌이 되는 최악의 부정적 감정은 걸핏하면 짜증과 화를 내는 ‘심리불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감정이 극히 해로운 이유는 매사 신경과민 상태로 까칠하게 구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불쾌감을 주는지 둔감하다는 데 있다고 한다. 더욱이 짜증 내는 대상이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 동료 등 평소에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기에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가슴앓이를 하면서 대책 없는 노이로제에 일상의 삶이 피폐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걸핏하면 짜증 내고 화를 내는 ‘까칠한 성질머리’는 대체 어떻게 생겨나는지 독자에게 묻고는 ‘마음(Mind)’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마음과 유사한 개념인 ‘정신(Mental)’을 거론하며 마음과 정신은 둘 다 인간 의식활동의 본산이자, 의식구조를 담고 있는 그릇이며, 생각을 지휘하고 감정을 통제하는 사령관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철학적인 용어와 내용이 서술되어 이해하기에 조금은 어려워지는 느낌이 든다. 다만 작동구조와 기능・역할 측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정신활동은 생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마음활동은 성정(성격+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저자는 인간의 성격과 감정, 태도를 현명하게 다스리는 지혜를 모색하는 데 있어서는 정신보다는 마음을 기준으로 탐구하는 것이 유용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개인마다 지니고 있는 고유의 내재적이고 무형적인 인간의 성질(Nature)인 ‘성격(Character)’과 마음먹은 바가 행동으로 옮겨지는 과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태도(Attitude)’에 대해서도 여러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정적 감정은 바로 ‘욱하는 성질’ 즉, ‘돌발성 분노’라고 하고 이는 부지불식간 갑작스럽게 솟구치는 분노로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부분적 또는 완전히 상실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미 치명적인 사고를 저지른 후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때늦은 후회를 하는 어리석음을 낳게 되므로 결국에는 어떻게 충동적 분노를 다스리느냐가 정서적 삶의 핵심가치라고 한다.
저자는 『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의 집필 목적이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욕구불만과 스트레스로 걸핏하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고 치유하기 위한 마음의 지혜를 함양하는데 있다고 밝히며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서 제1장 ‘사방천지에서 꿈틀거리는 짜증 바이러스’에서는 일상의 삶에서 짜증과 분노가 생기게 하는 환경요인을 실제 있었던 사례를 통해 두루 살펴보게 된다. 제2장 ‘까칠한 성질머리로 주변에 상처 주는 못난이들’에서는 소중한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막말과 괜스레 몽니 부리는 어깃장 심보, 인간의 영혼을 말살하는 저주, 표정에서 드러나는 적개심, 질투와 증오, 미움, 열등감, 가스라이팅(Gaslighting), 집단 동조화 등에 대해서, 제3장 ‘충동적 분노가 한순간에 인생을 망가뜨린다’에서는 인간의 탐욕, 갑질, 자아도취자의 과대망상과 허풍의 행태, 인간의 정체성, 수동적 공격성,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스티브 잡스를 무너뜨린 현실왜곡장・편집증・완벽주의 그리고 분노조절 장애에 대해서, 제4장 ‘짜증 바이러스를 줄행랑치게 만드는 신통방통 백신’에서는 성격유형 진단 기법인 MBTI, 독서와 사색, 호흡 기술, 한 줄 손글씨의 기적, 마음이 아플 때 달려갈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 좋은 인간관계, 마음이론적 의사소통, 공감과 교감, 수면과 뇌 건강과 같은 실천적 해법에 대해서, 마지막 제5장 ‘찡그리지 않으니까 온 세상이 나를 반기네’에서는 성내지 않고 온유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게 되면 어떤 즐거움과 평온함을 맛볼 수 있는지 조망해 보았다. 이 책에는 각 장(章) 안의 단락마다 ‘♣Related Knowledge & Information♣’이 있어 출처를 밝힌 각종 지식과 정보를 수록하여 관련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부디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감정의 포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숨겨진 열쇠를 찾아서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