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봐야 할 사후 세계 설명서 - 세계 5대 종교가 말하는 죽음 이후의 삶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지음, 주성원 옮김 / 불광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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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지인이나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죽은 경우에 우리들은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얼마 전 선거 유세 도중에 총격을 받고 세상을 떠난 일본 전 총리 아베 신조의 경우가 해당될 것이다. 본인의 경우에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기인 친구가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지인이나 유명인사는 아니더라도 이번 수도권의 집중호우로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났을 때 사람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큰 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지 않는 한 대부분 자신은 아직 죽음과는 멀다고 인식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바람과는 달리 죽음은 우리와 그렇게 멀리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우연히 세계 5대 종교가 말하는 죽음 이후의 삶이라는 부제가 붙은 죽기 전에 봐야 할 사후세계 설명서를 읽게 되었다. 저자는 사회학자로서 종교와 언어학에 관한 책을 쓰고 비교 종교학, 현대 사회론, 현대 아시아 연구를 비롯해 일본 근대사상 연구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하시즈메 다이사부로(橋爪大三郞)교수인데 저자는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사회계층도 세분화되고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사람들의 삶도 다양해지게 되므로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졌다고 본다. 그런데 인종과 민족마다 사후 세계관이 달라서 이른바 종교 문화가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종교 중에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부분은 쇠퇴하여 사라지게 되고 오늘날까지 큰 세력을 이루고 있는 다섯 가지 거대 종교는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유교, 불교인데 이 다섯 가지 종교들은 죽음에 관해 확고한 사유 체계를 이루었으므로 이 책을 통해 거대 종교가 말하는 사후 세계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한다. 죽으면 어떻게 될지 혼자 두려워하지 말고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접해 보고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삶을 확고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이사시키 다카히로(伊佐敷 隆弘)죽으면 어떻게 될까? 생사관을 둘러싼 여섯 가지 철학을 언급하고 그 책의 내용을 인용하며 죽음에 관한 사고방식에는 크게 여섯 가지 패턴이 있다고 한다. 그 패턴은 다음과 같다. 1. 다른 사람이나 동물로 다시 태어난다. 2. 다른 세상에서 영원히 머물며 살게 된다. 3. 곁에서 후손들을 지켜준다. 4. 살아 있는 후손의 몸속에서 계속 살아간다. 5.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다. 6. 완전히 소멸한다. 이 여섯 가지 패턴은 각각 특정 종교나 과학의 사고방식이고 다이사부로 교수 책의 후반부에 공개된다. 1은 인도 종교(윤회), 2는 일신교, 3은 일본 종교, 4는 유교도교, 5는 유니테리언(삼위일체론을 부정하고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며 신격의 단일성을 주장하는 기독교의 한 파), 6은 자연과학유물론이라고 한다. 이 책은 철학이 아닌 종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저마다 고유한 관점에서 죽음을 생각하고, 삶을 생각하고, 세상을 생각하고 또한 모든 것을 생각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서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살아가면 되는 일이다. 그것이 저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책에서 언급되었던 죽음에 관한 77가지 명제가 뒷부분에 별도로 수록되어 있다는 것도 아울러 일러둔다. 죽음이 결코 유쾌한 주제는 아니지만 저자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읽어주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 한다. 종교에서 바라보는 죽음에 관한 사유방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죽음에 맞서려면 언제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 방법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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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 - 내 삶을 해치는 충동적 감정 다스리기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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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부쩍 층간소음이나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끔찍한 살인사건이 빈번해진 것 같다. 도로에서 보복 운전으로 인한 폭력 사건도 심심치 않게 유튜브에 올라오는 걸 보면 사람들이 점점 더 조급하고 난폭한 성향으로 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 시점에서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이다. 조금만 더 자제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사건이 많아 아쉬운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3년 전인가 경영 컨설턴트이자 작가인 한효신 박사님께서 올바르고 현명하며 의미 있는 삶의 길을 제시한 저서 정말 그렇게 살 건가요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라는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제목의 신간을 출간하여 무엇이 확 까칠해졌는지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책의 부제인 내 삶을 해치는 충동적 감정 다스리기를 보니 대충 책의 내용을 감() 잡을 것 같다. 저자는 감정의 포로에서 벗어나려면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이미 이 책의 주요 내용을 다소 길고도 상세하게 정리해 놓아서 성미가 급한 분들은 서문만 읽어도 어디 가서 이 책을 읽었다고 해도 될 듯하다. 부제와 서문에서 언급되고 있는 감정(感情)’은 한 개인의 삶의 질과 만족도, 인간관계, 행복, 성공, 건강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감정을 느끼고 수용하고 처리함에 있어서 사람들은 긍정적 감정의 표현보다 부정적 감정의 표현이 더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말하며, 이것은 장구한 세월 동안 진화를 겪으면서 물려받은 유산인 바 짜증, , 신경질, 분노, 냉소, 반감, 모욕, 비아냥, 원한, 시기, 질투, 심술, 미움, 원망, 증오, 저주, 두려움, 위협, 불안, 공포, 혐오, 적개심, 경멸, 불신, 업신여김, 희롱, 따돌림, 천대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여기서 오늘날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고 걸림돌이 되는 최악의 부정적 감정은 걸핏하면 짜증과 화를 내는 심리불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감정이 극히 해로운 이유는 매사 신경과민 상태로 까칠하게 구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불쾌감을 주는지 둔감하다는 데 있다고 한다. 더욱이 짜증 내는 대상이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 동료 등 평소에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기에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가슴앓이를 하면서 대책 없는 노이로제에 일상의 삶이 피폐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걸핏하면 짜증 내고 화를 내는 까칠한 성질머리는 대체 어떻게 생겨나는지 독자에게 묻고는 마음(Mind)’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마음과 유사한 개념인 정신(Mental)’을 거론하며 마음과 정신은 둘 다 인간 의식활동의 본산이자, 의식구조를 담고 있는 그릇이며, 생각을 지휘하고 감정을 통제하는 사령관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철학적인 용어와 내용이 서술되어 이해하기에 조금은 어려워지는 느낌이 든다. 다만 작동구조와 기능역할 측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정신활동은 생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마음활동은 성정(성격+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저자는 인간의 성격과 감정, 태도를 현명하게 다스리는 지혜를 모색하는 데 있어서는 정신보다는 마음을 기준으로 탐구하는 것이 유용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개인마다 지니고 있는 고유의 내재적이고 무형적인 인간의 성질(Nature)성격(Character)’과 마음먹은 바가 행동으로 옮겨지는 과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태도(Attitude)’에 대해서도 여러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정적 감정은 바로 욱하는 성질, ‘돌발성 분노라고 하고 이는 부지불식간 갑작스럽게 솟구치는 분노로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부분적 또는 완전히 상실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미 치명적인 사고를 저지른 후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때늦은 후회를 하는 어리석음을 낳게 되므로 결국에는 어떻게 충동적 분노를 다스리느냐가 정서적 삶의 핵심가치라고 한다.

 

   저자는 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의 집필 목적이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욕구불만과 스트레스로 걸핏하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고 치유하기 위한 마음의 지혜를 함양하는데 있다고 밝히며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서 1사방천지에서 꿈틀거리는 짜증 바이러스에서는 일상의 삶에서 짜증과 분노가 생기게 하는 환경요인을 실제 있었던 사례를 통해 두루 살펴보게 된다. 2까칠한 성질머리로 주변에 상처 주는 못난이들에서는 소중한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막말과 괜스레 몽니 부리는 어깃장 심보, 인간의 영혼을 말살하는 저주, 표정에서 드러나는 적개심, 질투와 증오, 미움, 열등감, 가스라이팅(Gaslighting), 집단 동조화 등에 대해서, 3충동적 분노가 한순간에 인생을 망가뜨린다에서는 인간의 탐욕, 갑질, 자아도취자의 과대망상과 허풍의 행태, 인간의 정체성, 수동적 공격성,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스티브 잡스를 무너뜨린 현실왜곡장편집증완벽주의 그리고 분노조절 장애에 대해서, 4짜증 바이러스를 줄행랑치게 만드는 신통방통 백신에서는 성격유형 진단 기법인 MBTI, 독서와 사색, 호흡 기술, 한 줄 손글씨의 기적, 마음이 아플 때 달려갈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 좋은 인간관계, 마음이론적 의사소통, 공감과 교감, 수면과 뇌 건강과 같은 실천적 해법에 대해서, 마지막 5찡그리지 않으니까 온 세상이 나를 반기네에서는 성내지 않고 온유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게 되면 어떤 즐거움과 평온함을 맛볼 수 있는지 조망해 보았다. 이 책에는 각 장() 안의 단락마다 Related Knowledge & Information이 있어 출처를 밝힌 각종 지식과 정보를 수록하여 관련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부디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감정의 포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숨겨진 열쇠를 찾아서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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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큐레이터로 살다 - 시간을 만지는 사람들
최선주 지음 / 주류성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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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들이 있는 부모님들이라면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이라면 자녀들과 함께 박물관에 가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립 중앙박물관이나 국립 경주박물관은 가족들과 여행을 가면서 들르기도 하고, 자녀들이 수학여행 때 가보기도 하여 익숙할 것으로 생각된다. 시간을 내어서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그런 경우가 아닌 특별한 사례로 기억에 남는 것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일컬어지는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대구전이었다.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더군다나 대영박물관을 보러 영국까지 갈 계획이 없던 터에 우연히 전시 홍보를 접하고서 가족들과 관람하고 온 기억이 난다. 대부분 그렇듯이 박물관에 가게 되면 그냥 눈으로 대충 수박 겉핥기식으로 둘러보게 되어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 남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배운 문화재나 유물 등을 직접 볼 기회가 없기에 굳이 시간을 내서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불교조각사를 전공한 최선주 현 국립 경주박물관장님의 신간 시간을 만지는 사람들 박물관 큐레이터로 살다를 읽으니 박물관에서 하는 일이 문화재나 유물들을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단순하게 진열해 놓는 것만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박물관에서 일하는 분들이 문화재나 유물 등을 전시하는 과정들이 수많은 사람들과 기관의 협의와 협조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앞으로 박물관을 찾을 때는 다른 시각으로도 전시물을 보게 될 것 같다. 국립 중앙박물관과 지역 소재 13개 국립박물관에 근무하는 큐레이터는 현재 200여 명이라고 하는데 국립박물관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박물관 관련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해야만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최선주 국립 경주박물관장님은 대학교 첫 답사 때, 논산에 있는 관촉사의 은진미륵을 만나면서 큐레이터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답사 후 여러 자료를 찾아봐도 은진미륵에 대한 설명은 규모만 크지 조화와 균형을 갖추지 못한 고려 초기를 대표하는 거대 석불로만 거론되고 있어서 어떻게 이런 거대한 불상이 그곳에 만들어지게 된 것인지 그 제작 배경이 궁금해져서 불교미술을 공부하는 동아리에도 가입하고 틈만 나면 유적지를 찾아다니게 되고 불교 공부와 사찰탐방에도 나서게 되었고 관촉사 은진미륵에 대한 호기심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인 고려 전기 석조대불 연구고려 초기 관촉사 석조보살 입상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게 된다. 정민 선생님의 저서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처럼 어느 한 분야의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흔히 하는 말로 필이 꽂혀서 미친 듯이 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큐레이터, 불상을 마주하다에서는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논산 관촉사의 거대한 석조보살상이 저자를 박물관 큐레이터로 이끌게 된 과정과 존재조차 몰랐던 임실 진구사 터의 석조불상을 처음 발견하게 되어 소개한 일과 국립 춘천박물관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영월 창령사 터 오백 나한상과의 만남 등 저자가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특별히 인연이 깊었던 불상 등을 소개하고 있다. ‘2부 특별전, 이 땅의 특별한 이야기에서는 늘 만날 수 있는 상설전시가 아닌 정해진 기간에만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유물들을 볼 수 있는 특별전에 대해서 설명하며 박물관 큐레이터의 일 중에서 가장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은 특별전을 기획하여 개최하는 것이라고 한다. 국립 전주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할 당시 특별전을 담당하면서 처음 만났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23년만에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재회했을 때의 감흥과 그것을 전시하게 되기까지의 그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해 놓아서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에 쳐들어온 프랑스 군대에게 약탈당했던 외규장각 의궤(儀軌)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찾아내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과정과 국립 춘천박물관에서 전시되었던 청화백자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특별 기획된 일 호랑이 특별전그리고 국립 춘천박물관에서 먼저 전시되고 최우수 전시로 선정되어 국립 중앙박물관에서도 전시하게 된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도 관심을 가지고 볼만한 전시물이었다. ‘3부 박물관 숨겨진 이야기에서는 국립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30년 가까이 일을 한 저자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들과 박물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글을 마치며에서 큐레이터들은 시간을 만지는 사람들이자 시간을 잇는 사람들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손때 묻은 유물들을 다루면서 그 가치를 찾고 그 유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을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없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는 문장을 읽고서 박물관에 가서 눈에 보이는 유물들에만 관심을 가졌던 필자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다. ‘책을 읽을 때도 행간을 보아야 하듯이 박물관에 가서도 보이는 유물들 뒤에서 흘렸을 수많은 분들의 숨겨진 땀방울까지 보아야 하겠구나.’ 하고 마음먹게 되었다. 박물관 큐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과 박물관에 대해서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록(圖錄)과 같은 이 책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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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 -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통찰과 7가지 영적 해결법
웨인 다이어 지음, 이재석 옮김 / 불광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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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에 심리학자이자 영적 멘토인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읽은 적이 있다.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러서 책의 내용이 완벽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자신의 행복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자신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접근법을 제시한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 그의 신간 인생의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가 출간되어 읽어보았더니 역시 행복한 이기주의자 유사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문으로 된 책의 주제는 THERE’S A SPIRITUAL SOLUTION TO EVERY PROBLEM 이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모든 문제에는 영적인 해결책이 있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의 앞면 부제에도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통찰과 7가지 영적 해결법이라고 적혀있어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를 겪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삶의 근원적 문제 해결법을 영성(SPIRIT)과의 연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 영성의 높은 주파수를 문제가 존재하는 낮은 주파수에 연결함으로써 문제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언급하는 영성은 특정 종교를 가리키지 않으며, 종교적이라는 말과도 다른 의미라고 하며 형체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에너지를 일컫기 위해 선택한 단어가 ()’ 또는 영성(靈性)’이라는 것이다. 이 에너지는 지구상에 사는 생명의 근원이자 자양분으로 우리에게 맞닥뜨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문제에는 영적인 해결책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에 다가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그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세 가지 기본 단계(인식-받아들임, 자각-깨어남, 경외-내려놓음)를 설명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6(이론편)에서는 어떤 문제든지 쉽게 해결하는 영적 해결책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 토대를 설명하고, 7~13(실천편)에서는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널리 수용되는 기도문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질병, 불만족, 두려움이나 불안과 같은 삶에서 겪는 모든 문제는 모두 우리의 마음에 원인이 있다는 저자의 언급은 불교의 화엄경(華嚴經)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삶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영성 수련을 하게 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서에 따라 7가지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나는 언제나 근원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며 모든 문제를 나의 근원인,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내맡기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면의 생각과 느낌을 갈등과 부조화에서 사랑으로 바꾼다는 의미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생명이 불멸하는 것임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열려 있으라이다. 생명은 형태가 달라질 뿐 결코 완전히 파괴될 수 없고 우리의 영()은 무한(無限)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마음을 비워라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짜낸 온갖 계획들이나 집착하고 있는 것들을 완전히 비워야만 우리는 문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고요함 속에서 인도받는다는 믿음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을 명상또는 기도라고 하는데 이 명상과 기도는 우리의 영혼에 자양분을 주고 신성의 도움에 다가가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다섯 번째는 감사하라이다. 모든 문제를 영적 해결책으로 풀어 간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가장 온전한 태도로서 그런 기회를 가진 것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자신이 겪는 걱정과 어려움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고 그것은 모든 사람이 겪는 것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라는 것이다. 자신이 모든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보살피고 키우라고 한다. 연결되어 있을 때 언제라도 자신을 인도해 달라고 사랑에게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는 기뻐하라이다. 높은 수준의 영적 자각에 이른 사람은 언제나 행복해 보인다. 활력과 즐거움 그리고 만족감을 크게 느낄수록 자신이 영성과 더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마음의 기적을 일으키는 5가지 아포리즘(APHORISM),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의 4가지 특징,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4가지 이유, 자신이 평화의 도구가 되는 8가지 방법,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9가지 방법, 상처에 치유의 씨앗을 심는 7가지 방법,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8가지 방법,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7가지 방법, 어둠에 빛을 끌어오는 6가지 방법, 슬픔을 만났을 때 기쁨을 데려오는 8가지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영성의 힘으로 치유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을 하고자 한다. 아울러 성경(聖經)은 물론 기적수업, 바가바드 기타, 우파니샤드 와 같은 고전에서 다양한 문장들을 인용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필자는 인생의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를 통해 독자분들이 삶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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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악에게 묻는다 - 누구나 조금씩은 비정상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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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사이코패스(Psychopath)나 조현병(調絃病) 환자에 의한 범죄 보도가 부쩍 늘어난 것 같다. 분노조절 장애로 순간적으로 살인을 하는 사례 역시 마찬가지이다. 경제 상황이 갈수록 좋지 않고 코로나 확산으로 사람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내면에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어떤 계기로 폭발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마침 이러한 악행을 저지르고 주변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어쩔 수 없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악()이라고 해야 할까?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인 걸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 출간되어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동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교에서 죽음 심리학으로 영화를 연구하고, 현재는 모교의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는 김성규 교수님의 인간의 악에게 묻는다가 바로 소개하려는 책이다. ()이라는 용어를 들으면 에덴동산의 선악과(善惡果)가 떠오를 수도 있겠고,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에 대응되는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이 연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가 보는 악()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선()의 반대말과는 개념이 조금은 다르다.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상 심리(異常 心理)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나 남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도 악()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악()이라는 타이틀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던 13개의 주제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갑질의 심리’, ‘사이코패스’, ‘거짓말의 심리’, ‘관음증’, ‘아동학대’, ‘정신분열증’, ‘질투심’, ‘다중인격장애’, ‘알츠하이머병’, ‘외로움’, ‘완벽주의 등을 영화나 전문가 등의 의견을 인용함으로써 보다 입체적으로 구성하여 독자들이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아울러 13개 챕터의 본문 앞과 뒤로 저자의 경험이나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수록하고, 본문에서 다룬 작품과 함께 보면 좋을 작품을 친절하게 기재해 두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는 보지 못한 영화나 생소한 용어 등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서 읽다 보니 시간은 좀 더 소요되었지만 저자가 알려주려는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어 오히려 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소시오패스(Sociopath)는 다른 개념을 가진 용어로 생각했었는데, 심리학계에서는 사이코패스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편이고, 사회학계에서는 소시오패스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편일 뿐 사실상 같은 말이라고 한다. 책에는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가 있어 본인이 사이코패스인지 여부를 점수로 확인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 의외로 점수가 높게 나와서 약간 놀라기도 했으나 저자는 진짜 사이코패스는 감정변화가 거의 없으니까 높은 점수가 나와서 놀랐다면 사이코패스가 아닐 것이라고 안심시켜 준다. 인간의 심리에 관심이 있거나 특히 인간은 악한 존재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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