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서약 - 떠날 때 울지 않는 사람들
최철주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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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죽음'의 종착역을 피할 수 없다. 얼마전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으시고 3개월의 짧은 투병생황을 하시다 작고하신 큰 외숙이 떠오른다. 가까운 사람중 처음 받아들이게된 죽음의 선고여서인지 외숙을 어떠한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도통 몰라 난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평소 드시고 싶어하시던 음식과 말뿐인 위로가 과연 얼마나 그분에게 도움이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앓인 기억이 아닐수 없다. 이를 계기로 웰다잉(well-dying)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장례 체험도 직접해보고 여러 사례도 접하게 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이 깊어 질 때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아끼던 딸이 자궁경부암을 선고 받은 뒤 '삶의 좋은 마무리라는게 어떤 것인지 고통 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알려야 한다'고 호스피스 아카데이 교육을 저자에게 권유한다. 그리고 교육중 딸아이를 애달픈 마음으로 떠나보내고 노력 끝에 웰다잉, 호스피스 강사가 된다. 딸을 떠나보내고 6년뒤 안타깝게도 딸을 먼저 보낸 슬픔으로 인해서인지 아내가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되며 그녀의 바람으로 호스피스 병동에서 '사전의료의향서'에 따라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저자는 두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하게 되었고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두고 고뇌하는 사람들 곁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늘을 사는 지혜로 삼을 만한 것들을 엮게 되었다.

시한부 선고를 받는 가족을 둔 사람들에겐 모든 게 낯설고 난감한 상황의 연속이다. 어떻게 행동을 하여야 위로가 될지 어떻게 보내줘야 하는지 등이 숙제이다. 이 책은 시한부선고를 받은분과 주위사람들을 여러차례 인터뷰하며 내용을 정리함으로써 하나의 예를 제시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또다른 선택의 폭을 넓여주고 있다. 비록, 처한 상황이나 내용은 다를지라도 이런 사례들이 조그마한 위로와 하나의 팁(tip)이 되어줌은 틀림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며 몇 권의 책이 떠올랐다. 독서모임에서 다루었던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 - 루이스 세풀베다' 고전 소설중 수아르족 죽음의 풍습에서 안락사에 대한 부분과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고 말한 미치 엘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모리교수가 아끼는 제자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주며 삶을 마무리하는 모습에서 저자의 책과 묘한 교차점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존엄사와 안락사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 치부했던 '죽음''존엄사'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이며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으며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엷어지게 되었다. 본문의 내용 중 내게 큰 울림이 되어준 몇마디를 끝으로 서평을 마무리 한다.

스티브 잡스의 한마디 '삶이 만든 둘도 없는 발명이 죽음이다. 죽음은 삶을 변화시키는 역학을 한다. 오늘 하고 싶은 일은 오늘 하라'

저자의 한마디 '삶의 배움터는 높은 곳이 아니라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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