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존 코터.홀거 래스거버 지음, 유영만 옮김 / 김영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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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 한줄에센스;ㅋㅋㅋ

“문제는 어디에든 있다.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진짜 문제이다.”


책에도 첫인상이 있는 것 같다. 제목과 서체, 표지 디자인과 부제를 보면 책을 열기 전에 나도 모르게 이 책에 대한 어떠한 느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책의 첫인상은 솔직히 호감형은 아니었다. 우선 제목이 뭔가 반항적인 느낌이고 서체도 가벼워 보였다. 표지는 심플해서 좋기는 했지만 내가 꼭 읽어야 할 메시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한 마디로 별로 끌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읽으면서 점점 흥미진진해졌다. 쇼핑 중 어떤 매장을 지나치다가 쇼윈도에 걸려 있는 옷은 내 취향이 아닌데, 안에 들어가니 살 만한 옷이 가득 걸려 있는 경우에 비유하고 싶다.


물론 도입부는 다시 읽어도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일단 본문 전체를 보여 주기에 뭔가 약해 보이고 내가 이해를 잘 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번역도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 출판사에는 죄송하지만, 직업상 편집자의 기준으로 좀 더 만져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 문장이 너무 길기도 하고, 정서상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단어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내내 매우 즐거웠다.


이 책의 원제는 <그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야>(That's Not How We Doit Here)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원제를 그대로 살렸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짙어졌다. ‘그건 우리가 하는 방식이 아니야’라는 말에는 흔히 말하는 ‘진보’와 ‘보수’둘 다 포함되는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누군가 새로운 의견을 제시할 때 반대 의견을 표시하면서 쓰여진 말이기도 하고, 그 누구도 다른 이에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할 권리는 없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했다. 어떤 조직이냐에 따라 그 말은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되며 그 방향 역시 그 의미에 따라 설정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어캣’이라는 동물과 그 동물의 집단이 갖는 특성, 생활환경을 흥미진진하게 보여 주면서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조직의 생성, 발전, 위기, 붕괴, 화합 등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역시 저자의 의도와 필력이 조화롭게 드러난 것 같다.


“미어캣은 굴을 팔 때 귀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귀를 닫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문제는 쓴소리를 하거나 기존 제도나 관습을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건설적인 제안을 했을 때 리더가 귀를 닫아버릴 때 발생한다. 여러분의 조직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제안에 대해 어느 정도 개방적인 자세와 태도를 유지한다고 생각하는지 경험에 비추어 토론해 본다.” (73쪽)




나디아, 에이요, 매트, 니콜라스, 레나 등 여러 등장인물 중에서 나는 현재 조직에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보며 배울 점도 많다.


우리가 속해 있는 조직에 예기치 못한 위기가 왔을 때, 각 구성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의사소통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는 어떤 방법으로 찾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독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조직의 진정한 위기는 과거를 답습하려는 관성과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자만이다. 상황이 판이하게 바뀌었음에도 과거의 성공체험을 잊어버리지 않고 반복해서 적용하려는 어리석음 역시 조직을 심각한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 과연 여러분의 조직은 이런 문제 제기에 어떤 정도와 수준인지 논의해 본다.” (117쪽)


“나는 우리가 어떤 문제들에 부딪히지 않을 거라는 얘긴 안 했어요. 하지만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정말로 더 나은, 강한, 안전한 무리, 그러니까 다시 한 번 성장하고 발전하는 무리를 만들 기회가 올 거라고 믿는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실현시킬 수 있어요.” (147쪽)


“새로운 아이디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쉽지요? 특히 기존의 것과 아주 다를 때는 더 그렇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한 건 당연합니다. 아주 다른 아이디어 말이에요.” (148쪽)


조직에서 주로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책 속에서 비교적 건강한 무리를 이끌어가는 인물로 나타난 ‘레나’의 모습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레나가 이끄는 무리가 점점 커지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닥쳤을 때 레나마저 좌절하고 방향 설정을 하지 못해 고민한다. 그때 기존의 관리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레나가 보여 준 새로운 그림을 충분히 흡수한 ‘나디아’가 이번에는 ‘레나’에게 진심어린 격려와 위로,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나디아가 제시한 의견을 레나는 언제나 그랬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용해 보기로 한다.
나디아는 레나가 이끄는 무리의 변화를 지켜보지 않고 떠났던 고향으로 돌아와 레나 무리를 통해 배운 점과 자신의 새로운 생각을 접목시켜 더 좋은 그림을 그려 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나디아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조차 반대에 부딪혔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새로운 도전과 과제가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리고 변화가 필요한 곳에는 기존에 발휘되지 않았던 새로운 리더십,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함을 나디아는 용기 있게 설득했고 차분하게 실천해 나갔다.




1. 혁신적이고 수용적이고 활력이 넘친다. 하지만 혼란스럽다.
2. 답이 없다.
3. 잘 운영된다. 그리고 혁신적이고 수용적이며 활력이 넘친다.
4. 효율적이고 잘 운영된다. 하지만 관료적이고 빠르게 변화하지 못한다. (178쪽)


“우리가 속한 사회는 어디에 해당하는가? 왜 거기인가? 결론은 무엇인가? 운영 방식 때문에 잘 다루지 못하는 특별한 문제나 놓친 기회들이 있는가? 우리는 변하려 노력했는가? 효과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인가? ...
우리는 보통 직장생활을 하면서 통제, 프로젝트 헌장, 태스크포스, 상사 중심의 구조, 지표에 대한 아이디어로 고군분투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당연히 그동안 알고있는 것을 ‘버리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여기서 다룬 바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덧셈경영을 해온 나머지 뭔가를 버리고 비우는 뺄셈경영네는 익숙하지 못하다.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다르면서도 빈번하게 다가오는 전략적인 도전에 직면했을 때 두려움에 굴복한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변화관리 교훈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189쪽)


“관리와 리더십은 좋고 나쁜 문제가 아니라 조화와 균형의 문제이다.” (191쪽)


우리가 접한 사회는 어느 곳이든 리더가 있고, 규칙이 있지만 예상치 못한 때 위기는 찾아오며 어느 누구도 그 위기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지나온 우리 역사를 볼 때 한 나라의 리더가 될 만큼 인정받아 권력을 갖게 되고 경험을 쌓은 인물들도 어떤 점에서는 훌륭한 업적을 남겼지만 어떤 점에서는 지울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인물로 낙인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디아가 속해 있던 조직이 남 탓만 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시작했을 때 더 큰 위기가 닥쳤으며 더 이상 희망적인 미래는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변명, 책임회피, 권력이용, 선입견, 방어적인 자세, 무조건적인 반대, 열등감, 견제, 지나친 경쟁 등이 우리 인간사회에 난무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적어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본인이 리더의 자리에 있든 지도자의 자리에 있든 서포터의 자리에 있든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시안을 갖고 어떤 의견, 어떤 사람이라도 조직의 발전과 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을 품게 되면 좋겠다.
나 역시 책을 읽고 느끼는 바가 많았고, 주변에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동화처럼 따뜻한 지침서를 만난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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