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작가도 많았으면 좋겠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청소부(청소업체 사장님?)인 김예지 작가.

일단 이 책은 '자신감뿜뿜'에 필독서다.

이 책에 대한 키워드를 적어 보자면

#자신감뿜뿜 #엄마만세 #풍요로운프리랜서 정도 되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작가님이 작업실을 드디어 계약했다길래

인스타그램으로 찾아가 보았다.

웬걸! 좋아요 누르고 공간이 너무 예쁘다고 댓글까지 달았던 그 작업실이 바로 이 작가님 작업실이었다!

공간은 주인을 닮는다 했던가.

역시 김예지 작가의 작업실은 청소일을 본업으로 하는 분답게, 깔끔하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답게 감각있다! 한 마디로 탐나는 공간이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 너무 내 취향스러우니까.

책에 대해 이야기하면,

우선 재밌다! 공감된다! 작가님의 엄마가 진정 존경스럽다!

보통 엄마들, 우리나라 부모님들 대부분은

"너는 나처럼 살지 말고 더~ 잘 살아야 해! 알았지?" 이게 기본 태도다.

부모님보다 더 나은 삶. 이것이 필수옵션인 한국.

일본이나 덴마크 같은 나라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업을 잇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고

그런 삶이 부모님들이 원하는 삶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꼭! 부모님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가난하고 헐벗은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도 작가님의 어머니는 '나랑 같이 청소일 해 볼래?'라고 권유하셨다니!

"그것 봐라, 그림 그려서 밥 굶는다고 말렸잖아!"가 아니라,

"남들은 자기 밥벌이는 하고 사는데, 왜 하필 예술가의 길을 택해서..."가 아니라.

"나랑 같이 청소일 해볼래?"라니!

이 엄마 쫌 멋진듯~

그런 엄마와 함께 청소일을 하지만, 부끄럽지만, 이겨내진 못했지만

꿋꿋이 견디는 시간을 보내며 기어이 성공한 김예지 작가.

작가님의 성공에 9할은 엄마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님처럼

그림은 그리고 싶은데 경제적 여건이 안 받쳐주거나, 밥벌이가 안 되어 고민 중인 분이 얼마나 많을까.

꼭 그림이 아니어도 자신의 꿈이 현싶 앞에서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채 꺾이고 마는 수많은 청춘 앞에

이 책은 등대 같은 빛이 되어 줄 것만 같다.

실제 책 본문에서도 비숫한 분이 책 읽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내 자존심 때문에, 주위의 시선 때문에'가 아닌

내 꿈을 더욱 지켜 주고 응원하는 것이 진정 나 자신을 사랑하고 위하는 삶이라는 것.

나 역시 글 쓰고 책 만들던 본업을 떠나 남편과 함께 치킨을 튀기고 있다.

최근 단골이 된 손님 중 한 분은 올 때마다 뭔가 배운 사람 아우라를 뿜뿜하셨었다.

'저분은 아마 최소 의사'라며 나와 남편이 추측하곤 했었는데 며칠 전 그 손님이 방문포장을 하던 중,

경기가 정말 안 좋냐 질문을 하시는 거다.

대화를 잇다가 본인은 학원 운영하고 있다고 말을 꺼내시길래, 나도 왜인지 모르게

"아, 무슨 과목 전공이세요? 수학요? 저도 국교과 나왔어요."라며 묻지도 않은 내 전공을 말했었다.

그 뒤로 그 손님은 나랑은 대화를 하지만 남편에게는 그저 인사만 건네고 만다. 그냥 배달원으로 보이는 건가 싶기도.

묻지도 않았는데 나도 같은 사범대 출신이라고, 반가운듯 말한 내 모습이

마치 청소하는 작가님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사람들 같은 마음이었을까.

이제는 남편이 아닌 나랑만 대화를 이어가는 그 손님도 어쩌면 하는 일에 따라

금을 긋고 사람을 대하는 걸까?

이 책을 읽으며 나를 포함한 몇 사람의 도가 잔영으로 스친다.

아참! 만화여서 빨리 읽고, 무엇보다 재밌다!

*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