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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그림 - 드로잉 ㅣ 일상의 아르테
이은설 지음 / 나무수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호기심
처음 이 책에 호감을 가졌을 때는 그림을 너무 못 그리는 내가 그림을 본격적으로 배운다 한들 얼마 못 가 포기하고 중단할 게 뻔하니 딱 이 '책 한 권만큼'은 도움이 되겠지, 싶은 마음이 컸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기대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스마트폰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시대, 사람들은 점점 생각하지 않고 보이는 것만 보고 들리는 것만 듣는 시대이다. 심지어 서평도 유튜브로 올리고 듣는 시대...이 책은 미술을 전공해 디자인 관련해서 일하는 작가 이은설 님이 일반인(미술 비전공자)들을 위해 그려낸, 드로잉안내서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수' 출판사 책이어서 일단 믿고 보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실제로 펴 보아도 누구에게 선물하거나 내가 읽더라도 돈이 아깝지 않을 책이다. 좌측 지면에는 작가의 그림이, 우측 지면에는 독자가 따라 그려 볼 수 있는 연습용 그림, 따라그리기 정도 수준의 간결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누구든 연필로, 혹은 작가가 추천하는 몇 가지 종류의 펜 중 하나를 선택해서 쉽게 시도해 볼 만한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과 소품, 풍경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그리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고.드로잉 도구와 사용법, 드로잉 워밍업, 드로잉에 응용하기 등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심리적 안정감, 현실 집중
앞서 말했듯, 핸드폰만 들여다 보면 하루 종일이라도 소진해 버릴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가상의 세계, 무형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에 오롯이 집중하고 오랫동안 잠들어 있는 나의 오감을 깨울 수 있게 도와줄 것 같은 독서라는 점에서 이 책을 집어들길 참 잘했다 생각했다.
미술적 감각
또한 원근감을 표현하는 방법, 선의 굵기나 모양을 달리함으로 질감을 표현하는 방법, 그림의 전체적인 강약을 조절하는 방법, 입체감, 생동감, 거리감, 명암, 균형감 등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주 쉽게 설명한다는 점은 일반인의 마음(특히 그림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실제로 작가가 가르쳐 주는 방법을 이용해 오른쪽 지면에 따라그리기를 하다 보면 그림을 정말 못 그리는 나 같은 사람도 쉽게 그림그리기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고, 그림그리기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기보다 이전보다 더 친숙하게 다가올 것 같다.아마 어쩌다 전시회라도 참관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림을 보며 작가가 어떤 효과를 주어 사물을 표현했는지,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조심스럽게 추측하며 감상할 수 있는 흥미 정도는 생길 것만 같다.
일상에 적용
열여섯살 때부터 다이어리를 써 오고 있는 나는 얼마 전에 마스킹테이프에 새삼스럽게 관심이 생겼다.무심하게 집 안 어느 구석에 놓여 있는 것들을 모아 놓고도 모자라 예쁜 것들을 하나씩 사들이며 다이어리꾸미기, 일명 '다꾸'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물론 미적 감각이 부족해 누구에게 보여줄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혼자 만족하며 펼쳐 보고 뭔가를 더하거나 빼거나 하며 재미를 느끼고 있다. <좋아서 그림>을 읽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따라 그리다 보면 어느샌가 책상 위 풍경 정도는 쉽게 그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나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도 살짝 해 본다. 그리고 이제까지는 지면 가득 글만 잔뜩 써넣고 보낸 손편지들에 약간의 그림이라도 추가할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제공받은 서적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