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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 육아 - 어린 뇌를 열어주는 부드러운 개입
다키 야스유키 지음, 박선영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7월
평점 :
올해 초, 우리 집안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 나에게는 첫 조카인 셈이다.
<뇌 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육아>라는 책을 보자마자 조카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읽어 보기로 했다.
저자 '다키 야스유키'는 원래 치매라는 질병을 연구하는 뇌 의학박사이다.
뇌에 대해 연구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생아 때부터 어린아이, 청소년, 성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뇌의 발달과 성장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그러다가 어린 아이일 때부터 뇌를 열어 주는 방법에 대해 책을 쓰기까지 이르렀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아이의 '호기심'이다.
공부를 하라고 특별히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에게 호기심을 갖도록 도와주고, 그 호기심을 스스로 또는 부모와 함께 풀어가는 것이
공부하라는 잔소리 백 번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특히 '도감'을 이용해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호기심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출판사에 다니면서 도감을 편집할 때 별다른 흥미도, 책임감도 없이 의무적으로 일해 온 지난 시간들이 생각났다.
그때는 도감이 그렇게 좋은 교재라는 것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와 상관 없는 책이라 여겼을 수도 있고.)
요즘 부모들은 무엇이든 조기교육이 좋은 줄 알고 일찍부터 영어나 악기나 운동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누구 하나 예외없이 각종 학원 투어를 시작하는 것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나름 자기 자녀의 관심사와 원하는 바를 고려해서 선택한 교육일 테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의 영향으로 대세(남의 시선으로 인한)를 따르는 식의 무분별한 교육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각종 학원 투어를 하는 것보다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지는 부모의 역할 수행'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이의 질문이 끊이지 않는 시기, 그때야말로 아이의 호기심을 키워 주는 시기이며,
아이 스스로 학습하여 지적 깨달음을 얻도록(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줄 수 있는 최상의 시기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이든 일찍 가르친다고 좋은 것은 아니며 나이별 뇌 성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0~3세에는 도감, 그림, 음악 등을 통해 호기심을 키워 주는 것이 중요하며
3~5세에는 악기나 운동 등을 가르침으로 성장하는 뇌 영역이 따로 있다.
8~10세는 어학(외국어) 학습을 집중적으로 하기에 효과적인 나이이고
10세부터 사춘기를 겪을 때까지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하는 뇌 영역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특히 생애 첫 학습으로는 악기를 배우는 것을 추천했다.
뇌는 신체의 움직임, 시각, 소리, 언어 등 긴으별로 담당하는 영역이 정해져 있는데 그 많은 영역 중에서
소리를 담당하는 영역과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고 (거의 겹쳐 있다고) 한다.
3~4세는 정확히 언어가 발달하는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이때 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면 언어 영역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고 한다.
음악은 나중에 외국어를 습득할 때도 도움이 된다.
또 아이에게 뭔가를 배우게 하고 싶다면 부모가 스스로 먼저 해 보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뇌에는 '범화'라는 특성이 있는데 어떤 한 가지 능력이 자라면 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까지 능력이 향상되는 성질이디.
한 가지라도 뛰어난 능력이 있으면 그 외 다른 능력도 기본적인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인데,
이것은 음악적, 언어적 재능이 뛰어난 '헨리'라는 연예인을 보며, 그리고 뭔가 하나를 배우면 다른 것도 쉽게 배우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 해내는 나의 친오빠를 보며 혼자 생각해 왔던 문제이다.
어떤 한 가지를 뛰어나게 잘하는 사람치고, 새로 무언가를 배울 때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거의 본 적이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어찌 보면) 다소 동떨어진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속담을, 나는 사람을 볼 때 자주 적용하곤 했다.
그런데 '범화'라는 뇌의 특성에 대해 읽고 나니 내 선입견이 맞아떨어지는 것이었구나 알게 되었다.
성장기 아이에게 부모가 줄 수 있는 선물 중 최고는 호기심의 씨앗을 뿌리는 것과 성장하기 쉬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또, 충분한 수면 시간, 아침식사를 꼭 하는 것, 자기 전에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이의 뇌 발달에 정말 중요한 거란 걸 알게 되었다.
자기 전에 책을 읽어 주면 아이의 청각령, 시각령, 언어령 등 다양한 부분을 자극할 수 있고 아이는 마음이 편안해져 잠을 잘 잘 수 있으며
정서적으로도 안정을 얻는다는 것이다. 소리를 익히거나 그림과 문장을 보며 아이는 호기심이 발동하고 상상을 펼쳐 뇌가 성장할 수 있으며
부모의 책 읽는 방법, 목소리 톤을 듣고 감정의 변화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 줄 때 아이가 질문을 하면 미루지 말고 즉시 반응을 보이며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책의 줄거리와 관련 없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책을 빨리 읽는 것보다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우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늘 도착한 책을 두어 시간 만에 다 읽어 버린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 책은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생후 6개월 된 조카가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고모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아마도 언젠가는 태어날 나의 아이를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인 것 같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의 성적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느냐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체험은 호기심의 차이를 부르고 나아가서 학력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한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얻은 지식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 독서 편식으로 인해 다소 편애하는 출판사가 있긴 하지만, '레드스톤'이라는 잘 모르고 있던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을 여러 사람이 읽고 자녀 교육에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 교육 수준, 분위기 등이 긍정적으로 변화를 맞기를 바라 본다.
*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