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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
디제이 아오이 지음, 김윤경 옮김 / 놀 / 2018년 4월
평점 :

이 책을 보고 있으니 사랑에 휘청거리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을 주고받고 태어나 처음으로 이별을 경험하던 학창 시절도 떠올랐고
죽을 것처럼 마음이 아파 숨도 못쉴 정도로 흐느끼던 사랑도 떠올랐다.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른 사랑으로 대체하던 이십대 마지막 사랑도 떠올랐고
죽을 만큼 매달리다 쿨하게 돌아서 버리는 상대의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 고민되던 때도 있었다.
사랑이 삶의 전부라 믿으며 십대와 이십대를 보내며 아픈 사랑을 많이 경험했다.
남자친구를 많이 사귈수록 이별도 많이 겪어야 했지만 다가오는 사랑을 또 거부하지 못했다.
'사랑'에 대한 욕구와 끊임없는 결핍은 아빠와의 관계가 그다기 가깝지 못했기 때문이구나,를 수많은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 보고서야 깨달았다.
아팠던 모든 사랑을 떠나 보내고도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조금은 사랑에 대해 객관적일 수 있었다.
그러나 객관적일 수 있다는 것이 초연해지거나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을 만큼 무뎌진다는 것은 아니었다.
나이가 더 많아져도 사랑에 대한 결핍은 늘 있는 법이라는 것도 함께 깨달아야 했다.
지금 정착해 있는 사랑 역시 연애 시절의 사랑과 다르지 않으며, 이 또한 완벽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
다만 이 사랑에 책임감을 갖고 대처하겠다는 결심이기도 하다는 것을
매일 '노력'하며 알아가는 사랑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사랑하고 머리로 정리하는 사랑이구나,를 알아가는 중이기도 하다.
어릴 적, 아니 연애 시절의 사랑과 이별에는 특별히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맞고 싶은 마음이
때로는 실수하고 실패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할 것이다.
문제는 사랑을 이어가든 종결하든,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에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랑을 이어갈 수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이별을 결정해야 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는 어떻게 보면 "헤어지세요" "이별하세요"를
현재 사랑앓이 중인 많은 이들에게 동일한 정답지로 제시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책에서 보이는 많은 사랑에 대한 형태를 보면 이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수긍하도록 해 준다.
이별의 타이밍, 반드시 이별해야 하는 관계, 쿨하게 이별하는 방법, 이별해야 하는 이유, 이별 후 다음 사랑에 대처하는 법,
멋지게 돌아서는 법, 사랑과 미련을 구분하는 법, 잊을 수 있는 방법, 좋은 사람을 만나는 준비...에 대해
냉정하고도 따뜻하게 위로와 채찍을 곁들인 이별 안내서 이다.
물론!! '사랑을 글로 배울' 수 없듯이, 이별 역시 글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이별 예정자'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내 경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다.
이별을 고하는 쪽이든 이별을 통보받는 쪽이든 어떤 마음으로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는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메시지를 남긴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사랑이 끝난다거나 완전한 사랑을 실현하는 법은 없다는 것을 경험한다.
좀 더 성숙하고 행복한 사랑의 결정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솔직하고 정직하게 나 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본인 위주의 사고에 멈춰 있다면 건강한 사랑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경험했던 수많은 이별이 차례대로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내 모습과 상대방의 모습이 교차하는 동안 후회와 안도가 동시에 마음에 머물기도 했다.
사랑에 빠져 있을 때, 그러나 이별 앞에 놓인 상황에서는
친구나 가족에게 털어 놓아도 속시원한 대답을 얻을 수 없을 때가 많다.
보통의 경우, 누군가의 고민에 순간 떠오르는 말이나 경험으로만 대답해 준다.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같은 고민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지 않고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을 말하거나
앞뒤 재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 극단적인 대답을 하게 되기도 한다.
가까운 사람이라면 더욱, 아파하는 사람이 상처를 받을까 봐 애둘러 표현하거나 위로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여러 경우에 따라 '오래' 고민해 본 저자의 (비교적) 날카롭고도 현실적인 대답이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고, 부정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기에
사랑에 아파하는 '이별 예정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 주고 싶다.
*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