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미코미케
이탈로 칼비노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1994년 12월
평점 :
품절


근 한 달을 붙들고 있었던 것 같네요. 이야기가 토막토막 끊어지기 때문에 더 시간이 걸렸나봐요.

이야기는 아주 참신하고 재미있습니다. 굉장한 상상력을 발휘해 주죠. 우주가 막 생성될 당시 새로 생성되는 원자들로 구슬치기를 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라든가... 예전에 달이 지구에 아주 가까이까지 내려왔을 때의 이야기... 달로 손을 뻗고 펄쩍 뛰어서 달의 표면에 손을 대었답니다. 그러면 달에 물구나무 서기한 것 같은 자세가 되고 다리를 내려서 달 위를 걸어다녔다는군요.

기발한 상상력의 재미라면 만족스럽습니다만, 워낙 짤막짤막한 에피소드 중심이라 큰 줄기를 흘러가는 이야기적인 재미가 없다는 게 단점이죠.

이 책은 소설이지만, 평범한 구조의 소설은 아닙니다. 이런 책도 소설로 불러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뭐니뭐니해도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고 또 계속 바뀌니까요. 물고기였다가 그냥 무슨 정신체였다가... 이야기마다 계속 실체가 바뀌니까, 사실 앉은 자리에서 훅 읽어버렸다간 머리속에서 뒤죽박죽되어버릴 거예요. 하루에 한 꼭지씩(한 편이라고 부르기엔 이야기스럽지가 못하군요) 읽어나가는 식으로... 천천히 차근차근, 충분히 재미를 만끽하며 읽어나가게 되더군요.

그러나 역시... 잘 안 읽히는 소설은 저에겐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소설은 우선 재미있고 잘 읽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별점이 조금 짜지네요. 어려운 소설에 거부감 없으신 분들은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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